[아시아경제 조성훈 기자]근거리 무선통신기술인 NFC가 내년도 통신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당장 제조사들이 NFC를 지원하는 단말기를 쏟아내는 데다 통신사들도 이에 기반한 응용서비스를 내놓으며 불을 지피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글과 애플, 삼성전자 등 단말 및 서비스 업체들이 잇따라 NFC 지원 단말을 출시하거나 할 예정이다.
NFC(Near Field Communication)는 각종 기기간 데이터 통신을 제공하는 무선인식(RFID) 기반 근거리 통신 기술로 읽기 뿐만 아니라 쓰기도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블루투스나 지그비 등 경쟁기술에 비해 보안성과 편의성이 뛰어나다는 분석이다.
휴대폰에 적용될 경우 신용카드나 교통카드 등을 포함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는 물론 티켓팅, 사물조작, 정보인식, 파일교환 등 다양한 서비스에 응용할 수 있다. NFC는 지난 2002년 소니와 필립스가 PC와 휴대폰 같은 전자기기의 양방향 무선 통신을 위해 개발했으나 표준 문제로 상용화가 지지부진했으며 세계 이동통신협회(GSMA)가 모바일결제 프로젝트(PAY BY MOBILE) 표준기술로 채택하며 급물살을 탔다. 주파수 대역은 13.56Mhz를 쓰며, 전송속도는 424Kbps다.
현재 NFC 상용화는 사실상 구글과 삼성이 첫 발을 내디뎠다. 구글은 지난 6일 공식발표한 두번째 독자브랜드 스마트폰인 넥서스S와 안드로이드2.3버전 진저브레드(Gingerbread)에 NFC 기술을 탑재했다. 구글은 이를 통해 신용카드 결제를 대신하거나 태그로부터 각종 상품정보 등을 읽어오는 서비스를 광고와 연계하는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넥서스S 제조사인 삼성은 자체 개발한 NFC 칩셋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또 13일 국내 첫 NFC 탑재 휴대폰인 A170K를 KT를 통해 출시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사인 노키아는 C7와 C6 등 일부 기종에 NFC칩을 탑재하기로 했고 내년부터 전모델로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 역시 올들어 NFC관련 특허를 다수 출원, 내년에 출시할 아이폰 후속 모델에 이를 반영할 것임을 시사했다.
해외 이통사들도 NFC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미국 버라이즌과 AT&T, T모바일 등은 지난달 조인트 벤처인 이시스(ISIS)를 설립, 오는 2012년부터 NFC기반 휴대폰 결제서비스에 나서기로 했다. 이같은 공조는 초기부담을 줄이고 가입자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다. 조인트벤처는 2억명의 가입자와 700만 곳의 가맹점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밖에 싱가포르 이통사 스타허브는 금융업체인 DBS와 손잡고 NFC폰 시범서비스에 나섰고 벨기에 벨가컴도 코라콜라와 음료수자판기 결제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KT가 지난달 삼성전자 NFC폰을 기반으로한 '쇼터치' 서비스를 공개한 바 있으며 GS25와 롯데마트, 던킨도너츠, 베스킨라빈스 등 가맹점을 통해 NFC 결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NFC를 통해 수년내 휴대폰이 신용카드를 대체하는 것은 물론 다양항 양방향 응용서비스들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최근 한 행사에서 "NFC는 스마트폰으로 결제를 하는 이른바 '가상지갑'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 궁극적으로 신용카드를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NFC가 당장 뚜렷한 차별성을 갖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모바일 금융서비스가 잇따라 등장했지만 여전히 사용자들이 신용카드 등 기존 방식을 선호하는데다 수익분배나 리더기 보급 등 난제도 남아있어 새로운 융합서비스로 안착하기까지 진통도 적지않을 전망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ABI리서치는, 오는 2012년까지 휴대폰의 21%에 NFC칩이 장착될 것으로 예측했다. 가트너 역시 오는 2015년까지 전체 휴대폰의 47%를 NFC 단말이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성훈 기자 search@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