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량 일정하게 유지해야..도시형생활주택·임대주택 물량도 늘려야
주택공급량 일정하게 유지해야..도시형생활주택·임대주택 물량도 늘려야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워낙 입주물량이 많다보니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서 애를 먹고 있다. 원래 살던 세입자가 이사 가려고 해도 새 세입자를 못 구해 전세금을 빼주기도 쉽지 않다"(지난 7월 서울 성북구 길음동 S공인중개소 관계자)
"전셋값이 한달 새 2000만원이 뛰었다. 일부 단지는 전세를 구하지 못해서 급매물이 거래가 되는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매매 문의는 없고 하루에 전세 찾는 전화만 대여섯통씩 온다"(지난 10월 노원구 중계동 M공인중개소 관계자)
비수기인 12월에도 전세가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 집주인이 전셋값을 크게 올렸지만 마땅한 전세 물건도 부족해 '울며 겨자먹기'로 기존 집을 재계약하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 '입주폭탄'으로 집주인이 세입자를 찾지 못해 애를 먹는 역전세난이 발생한 게 불과 여름의 일이다. 2~3개월 만에 상황이 역전된 셈이다.
해마다 이 같은 전세난, 역전세난이 되풀이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전세난ㆍ역전세난이 발생하는 이유는 수급불균형 때문이다. 아파트는 건설에서부터 입주까지 통상 2~3년의 시간이 걸린다. 전세는 보통 이보다 짧은 2년 단위로 계약을 하기 때문에 수급시기상 엇박자가 나는 경우가 많다.
또 시장이 호황일 때는 건설사들이 공급량을 늘리지만 막상 2년 뒤 입주가 시작되면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떨어지게 된다. 이에 건설사들이 다시 공급량을 줄이면 다시 2년뒤 물량부족으로 가격이 높아지게 되는 악순환이 생기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가을철 들어 시작된 '전세난'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세가 보이지 않아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상황이다. 계절적 요인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집값 추가 하락을 기대한 실수요자들의 전세선호 현상도 전세난을 부추겼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전셋값은 서울이 6.30%, 신도시가 5.36% 올랐다. 전국으로는 6.09% 상승해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 위주로 올랐던 지난해와는 달리 전세가 강세가 전국적인 현상으로 확산된 양상을 보였다.
이처럼 전세시장의 불안정성을 막기 위해서는 공급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공급물량을 지나치게 시장에 의존해서 정하는 것도 전세문제의 원인이 된다. 한 번은 물량이 넘쳐나서 난리고, 다음은 모자라서 난리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전세가가 안정되려면 주택 공급량이 우선적으로 확보돼야 하며,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에서부터 고급주택까지 주택 유형도 다양해져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리서치 팀장 역시 "최근 매매시장이 살아나지 않으니까 전세로 수요가 몰리면서 전세난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세입자를 위한 대책마련으로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임대주택 물량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