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소정 기자] "요즘 전세물건 찾기 어렵죠. 특히나 좋은 전세물건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에요. 당일 날 나와 당일 날 빠지는 경우가 흔하거든요. 물론 전세물건이 없지는 않아요. 입지여건이 좋지 않고 오래된 전세물건은 있죠. 이런 물건들은 세입자가 정말 급하지 않은 이상 잘 나가지 않아요. 그런데 요즘엔 그런 물건도 서서히 나가고 있습니다. 워낙 전세물건이 없다보니 그냥 '전세'라는 이유로 나가는 거죠."(성북구 길음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
전세난이 서울 전 지역으로 퍼지고 있다. 강남 지역에 이어 강북 지역의 전세물건이 차차 사라지고 있다. 평일에는 학생들이, 주말에는 직장인들이 부동산을 방문해 전세물건을 찾고 있다.
성북구 길음동 동부센트레빌 111㎡는 현재 1억9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9월 초 1억5750만원에서 3250만원이나 오른 것. 길음뉴타운2·3단지 112㎡와 종암동 래미안종암3차 108㎡ 전셋값도 3달 새 3500만원이나 상승해 각각 2억1000만원, 2억4500만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종암동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주인들은 월세로 집을 내놓길 원하고 세입자들은 전세로 들어가길 원하기 때문에 전세물건이 더욱 없다"며 "수요자도 많지만 물건이 워낙 귀해 경쟁이 더 치열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요즘엔 부동산하는 사람보다 주인들이 현재 상황을 더 잘 알고 있다"며 "전세가 없으면 이사가 급한 세입자들이 어쩔 수 없이 월세로 들어온다는 것을 알고 전세물건을 거의 내놓지 않거나 높은 가격에 전세물건을 내놔도 금방 나가기 때문에 전셋값을 심하게 높이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강북구 미아동에 위치한 삼각산아이원 105㎡와 동부센트레빌 80㎡도 9월 초 대비 2000만원이 오르면서 각각 1억7500만원, 1억8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노원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예년과 달리 겨울방학 학군수요가 한꺼번에 몰려들진 않지만 전세물건을 찾는 수요자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공릉동의 두산힐스빌 130㎡의 전셋값은 9월보다 3000만원 상승한 2억2500만원, 상계동의 은빛2단지 69㎡도 2000만원 오른 1억2500만원이다.
현재 노원구에 전세를 구하고 있다는 직장인 성모씨(33)는 "다음달이면 직장을 옮기게 돼 일주일전부터 전세를 구하고 있는 중"이라며 "며칠전에 문의를 해 놓은 부동산에서 아침에 전세물건이 있다고 전화가 왔는데 그 물건이 맘에 들어 저녁에 방문한다하고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점심 후 부동산에서 다시 전화가 왔다. 좀 전에 다른 수요자가 방을 보고 계약을 바로 맺었다고 다른 물건을 찾아준다는 내용이었다"고 걱정을 토로했다.
친구와 함께 전셋집을 구하러 왔다는 한 학생도 "같이 온 친구가 한달전에 전세를 구했는데 이 친구가 전세 구할 때 나도 따라다녔다. 그때도 전세 구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한달 사이 더욱 어려워 진 것 같다"며 "지금 5일내내 하루종일 발품을 팔고 있지만 맘에 드는 물건을 찾을 수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직장수요, 학군수요 등으로 내년 2월까지 전세난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럴때일수록 전세물건을 구할 때 조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세물건이 없어 마음이 급해 물건이 나오면 꼼꼼히 살피지 않고 바로 계약하면 후에 이사하기 매우 힘들다는 것.
한 부동산 관계자는 "전세난을 심해질수록 이럴 때를 틈타 부당물건을 거래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며 "전세물건이 나오면 꼭 방문해 수도 등 여러가지를 꼼꼼하게 살핀 후 융자가 있는 지 등도 다 알아보고 전세물건을 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소정 기자 moon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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