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무상급식 실시를 둘러 싸고 서울시와 인천시가 대조적인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과 민주당 시의원ㆍ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으로 패가 나뉘어 무상급식을 둘러 싸고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민주당 시의원들이 무상급식 조례를 통과시키자 오 시장은 "망국적 포퓰리즘"이라며 사상 최초로 시정 협의를 거부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반면 인천시는 송영길 시장과 문병호 민주당 시당위원장이 지난 7일 만나 내년부터 초등학생 전체 무상급식을 실시하기로 합의하는 등 순조롭게 추진 중이다.
인천시는 조만간 교육청과 시의회, 각 군ㆍ구와도 세부적인 사안을 논의할 계획이며, 내년 시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해 2학기부터는 초등학생 전체로 무상급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시의회도 지난 7일 무상급식과 관련한 예산을 시가 제출한 142억원에서 30억원 증액한 172억원으로 늘려 편성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하고 있다.
이같은 합의는 송 시장이 지난 10월 나근형 시 교육감과 내년부터 초등학교 3~6학년 무상급식을 실시한 뒤 2014년까지 모든 초등학교ㆍ중학교로 확대하기로 했던 것에 비해 좀더 앞당겨진 것이다.
이처럼 두 지역이 아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유는 뭘까?
물론 무상급식에 대한 오 시장과 송 시장의 평소 소신ㆍ정책ㆍ공약이 다르고, 시의회를 누가 장악하고 있느냐 등의 '인프라적' 차이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소통을 통한 정책 결정이 결정적인 차이로 보인다.
인천시는 재정난을 이유로 난색을 표시하던 시 교육청ㆍ공무원들, 전면 실시를 주장하는 진보진영과의 소통을 통해 절충안을 만들어 냈다.
예산적 한계도 반영하고 진보 진영의 요구도 수용한 것이다.
양보없이 끝없는 대결만 반복하는 서울시와 폭력 사태 끝에 내년 예산안과 쟁점법안을 날치기한 국회와는 대조적이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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