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선박 이렇게 건조된다 - (6)선행 도장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조립과 선행의장을 마친 모든 블록과 의장품은 도장작업을 거치게 된다.
흔히 말하는 ‘도장(Painting)’은 페인트를 칠하는 작업으로, 철판이 바닷물의 소금기에 산화되어 부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하는 것인데, 그만큼 도장작업은 선박의 생명이라 할 만큼 중요한 작업이다.
이때, 블록 단위로 페인트 작업을 하는 것을 ‘선행도장’이라고 한다. 선행도장은 선체 도장 작업을 최소화 하고, 원활한 선박 인도 및 도크 회전율 향상 등 선박의 건조기간 단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공정이다.
◆선박의 전체 도장 중 85% 담당= 선박의 수명은 보통 15~20년 정도이며, 도장의 품질은 이러한 선박 수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건조 과정에서 여러번에 걸쳐 세심한 작업을 하게 된다.
특히 선행도장은 선박의 전체 도장중에서 85%를 담당하는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다시 말해, 블록과 블록의 이음새 용접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구역 100%를 작업 한다는 것이다.
도장작업은 먼저 선행도장의 선공정인 조립과 선행의장을 완료한 후 블록 단위로 소지 공장을 거치게 된다. ‘소지’는 철판에 붙은 녹을 제거하고 울퉁불퉁한 곳을 그라인더로 갈아내는 과정으로, 도료의 부착력을 증대시키기 위해 도장 전에 철판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녹이 제거된 철판 블록은 각각의 기능과 색상에 맞는 도료로 구역별로 규정된 도막 두께 이상 스프레이 작업을 거친다. 블록 내 많은 면적을 도장하기 위해서는 보통 스프레이 분사기로 작업을 하지만, 모서리, 홀(HOLE, 구멍) 등의 세밀한 작업을 요하는 곳은 흔히 말하는 붓, 롤러로 수작업 도장을 실시한다.
선박도장은 일반적인 건축도장 등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보통 일반도장은 수성도료 위주의 작업을 주로 한다. 즉, 물을 넣어서 건축 내외부에 도색 작업을 하는 것이다.
반면 선박도장은 선박의 기능 향상을 위해 특수 도료를 사용해 도장을 한다. 특히, 선박내의 특수 구역은 비싼 도료를 사용해 해수에 대한 내수성(파도에 잘 견디는 것), 내크랙성(균열방지), 내후성(공기변화에 잘 견디는 것) 등을 유지하고 선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멈추지 않는다= 도장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대기 온도가 5도 이상, 40도 이하, 습도는 85% 이하로 유지돼야 한단다. 특히, 철판에 이슬이 맺히거나 습기가 있으면 페인트의 접착 상태가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각 조선소는 도장 작업을 위한 특수 사업장을 마련해 놨는데,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의 경우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시설이 완비된 옥내 도장공장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등 어떠한 악천후 속에서도 도장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비가 와서 옥외 작업이 어려울 경우에는 트랜스포터라는 블록 운반장비를 이용해 도장공장 내로 이동시켜 도장작업을 할 수 있으며, 더운 여름에는 시원하게, 추운 겨울에는 따뜻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작업 환경이 갖춰져 있어 도장 작업자들도 1년 내내 기상상태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작업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삼성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조선소는 도장 작업 품질 수준 향상 뿐만 아니라 고객들의 도장품질 만족도도 세계 1등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덕분에 선사측으로부터 품질 우수관리 감사패도 받고, 선주 감독관들이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도장 품질을 유지해 도장품질 검사요원 개인별로도 감사패를 수차례 수여 받았다고 한다.
◆도장 검사원은 국제도장 자격증 취득해야= 선박 도장 분야 일을 하고 싶다면 특별한 자격즉을 딸 필요는 없다. 각 조선소에서 운영중인 기술연수원에서 일정 기간의 교육을 받으면 직접 일을 하고 체험을 할 수 있다.
단, 도장 분야 검사를 위해서는 노르웨이 국가기술원 산하 전문검사관 교육 인증기관인 ‘프로시오(FROSIO)’나 ‘미국 국제부식공학자협회(NACE)’, ‘한국도장인증협회(KACE)’ 등 국제 도장 자격증을 취득해야 검사원으로서 도장 완료된 블록에 대해서 검사 수행을 할 수 있다.
<자료: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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