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배 이야기] 시리즈 선박, “넌 또 다른 나”

시계아이콘01분 49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조선사·선사 모두에게 선가 줄이고 생산효율 높여 ‘윈-윈’


[배 이야기] 시리즈 선박, “넌 또 다른 나”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도크에서 같은 선형의 선박 두척이 동시에 건조되고 있다.
AD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한 때 자동차 업계에는 ‘월드 카’(World Car)라는 개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자동차 업계가 다국적·글로벌화하면서 공동개발, 공동부품, 하나의 기본설계를 한 후 목표시장의 상황에 맞게 외형과 내장을 달리한 차를 월드 카라고 불렀다.

지난 1974년 제1차 석유파동(오일 쇼크) 이후 미국 포드사가 연료절약형 ‘피에스타’를 ‘에스코트’로 명칭을 변경해 전 세계 포드 자회사들이 생산한 부품을 조립해 미국 시장에 내놓았는데, 이것이 월드카의 시초다.


이후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제너럴모터스 등 미국 빅3가 중심이 되어 일본의 소형차에 대응하기 위한 월드카 생산이 계속되었지만 거듭 실패하자 결국 일본 업체, 나아가 한국 자동차 회사들과 손을 잡았다. 그 결과로 태어난 것이 제너럴모터스의 새턴 시리즈, 포드의 몬데오, 포드-대우의 르망, 포드-기아의 프라이드 등이었다.


월드 카들은 기본 외형은 그대로 둔채 국가별로 다른 이름을 붙인 쌍둥이 형제다. 이러한 쌍둥이 들은 자동차 이외에도 휴대전화 등 소형 가전제품에서 원자력 발전소 등 대규모 플랜트까지 다방면에 걸쳐 존재한다.


[배 이야기] 시리즈 선박, “넌 또 다른 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전경


한편, 조선업계에서도 월드 카와 비슷한 개념이 존재하는데 이를 ‘시리즈 선박’이라고 칭한다. 시리즈 선박이란 같은 선형(船型)의 배를 동시에 여러 척 발주하는 것을 말한다.


시리즈 선박이 나온 이유는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선박이 대형화 하고 첨단 기술이 적용되면서 한척의 선박을 건조하는데 드는 선가는 매우 비싸게 정해진다. 이는 선박을 구입해 운용하는 선사는 물론 수주 때마다 새로운 선박을 설계해야 하는 조선사로서도 부담이다.


따라서 조선사가 선사가 필요로 하는 중·장기 선박 시장을 미리 예측해 그에 맞는 선박을 설계하고 이 등급의 선박을 수 척 이상 수주할 경우 한 척의 선박만 건조할 때에 비해 대량의 원자재 조달 및 인력의 장기적 활용 측면 등에서 그만큼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어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할 수 있고, 선사도 저렴한 가격에 원하는 선박을 얻을 수 있어 상호간에 윈-윈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가공화물을 신속히 운송해야 하는 컨테이너선의 경우에는 시리즈 선박이 대세다. 화물 물동량이 가장 많은 태평양이나 대서양 등 먼 항로에 투입되는 컨테이너선이 제때 물건을 실어 나르기 위해서는 최소 8~9척이 필요한데, 선주들은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시리즈로 발주하는 방법으로 운임단가를 떨어뜨리려 애쓰고 있다.


생산측면에서도 작업 숙련도가 높아지고 오작(誤作)을 줄일 수 있으며 인플레나 환율 변동,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각종 리스크(Risk)에 대비할 수도 있다. 즉, ‘일란성 쌍둥이’격인 시리즈 선박은 시간·돈·품질·인력·운용 등 모든 면에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래 조건임에 틀림없다.


조선업계에서는 현재 국내 조선소들이 수주해 놓은 선박의 90% 이상이 4~9척의 ‘쌍둥이 형제’들이라고 한다.


[배 이야기] 시리즈 선박, “넌 또 다른 나”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지난 2008년까지의 조선업계 호황기는 물론 2010년부터 본격화 된 회복기에 이러한 시리즈 선박을 통해 대규모 수주 실적을 거뒀다.


성동조선해양과 SPP해양조선 등 중견 조선사들도 시리즈 선박의 수혜를 입은 업체들이다. 이들 중소형 조선사들은 특정 부문에 역량을 집중해 생산과 선박 운용 측면에서 가장 효율성 있는 표준선형을 설계함으로써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파고들고 있는 중국의 추격에도 불구하고 수주고를 올리고 있다. ‘잘 키운 딸 하나가 열 아들 안부럽다’는 말이 조선업계에도 적용된다는 것이다.


물론 197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후반까지 주기적으로 계속된 조선 해운시장의 극심한 불황기에는 요즘과는 사정이 많이 달랐다. 수개월 째 한 척도 수주하지 못하고 빈 도크(dock)를 바라봐야만 했던 시절, 영업맨들에게 시리즈 선박이란 언감생심 꿈도 못 꿀 호사였다.


세계 최고의 조선 강국으로 입지를 굳힌 한국이 향후에도 이러한 위치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바로 부문을 대표하는 ‘표준선형’의 성공 사례를 전체에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자료: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성동조선해양>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