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28일 오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시 뮬리아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양복 정장 대신 인도네시아 전통의상 바틱을 입고 있었다.
그만큼 이날 일관제철소 착공에 거는 각오가 남다르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정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인도네시아 프로젝트는 지난 1995년부터 시작됐으나 IMF 외환위기라는 복병을 만나 사정 여의치 못해 사업을 접은 바 있다”면서 “13년후 오늘 이렇게 착공식을 하게 돼 감개 무량하다”고 운을 땠다.
정 회장은 “그때에 비해 인도네시아는 여러 가지 여건이 많이 변화됐고, 해외투자에 대한 인식과 정부의 지원 및 정책 개발 단계 등 모든 게 철강사업 시작하기에 적정한 여건이 조성됐다”며 “굉장히 타이밍을 잘 맞췄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글로벌 시대가 도래하면서 세계경제의 중심이 구미에서 아시아로 넘어오는 가운데 철강산업은 한국·중국·일본 등 3국이 아시아권 철강 산업을 주도해왔으나 세 나라 모두 내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아시아권에서 아직 공급이 모자라는 아시아권을 주목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인도를 제외하면 2억4000명의 인구를 가진 인도네시아는 포스코가 철강산업의 해외진출에 있어 가장 적정한 나라”라면서 “일본과 중국이 동남아 지역에 다각도로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가 동남아 시장에서 발전성이 가장 높은 인도네시아에 먼저 진출함으로써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그는 “포스코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는 것은 우리의 이익만 추구하는 게 아니라 인도네시아도 경제개발을 추진함에 있어 철강 등 기초소재 산업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굉장히 바람직한 서로 윈윈하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이어 “포스코가 40년 전에 황량한 영일만 모래벌판서 기술도 없고 자원도 없고 사람도 없는 가운데 우향우 정신과 무에서 유를 창조한 정신, 도전정신을 갖고 성공한 만큼 인도네시아 제철소 사업을 반드시 성공시켜 글로벌 철강사로서 발돋움하는 디딤돌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정 회장은 이 지역 자원개발 사업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철강 사업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경쟁력을 가지려면 인도네시아에서 나오는 자원을 확보해 이를 경제적으로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인도네시아에서 석탄 회사를 운영하면서 철광석을 비롯해 니켈 등 다른 광물자원까지 사업 분야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며 크라카타우스틸과 원료 부문에서도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 이어 반텐주 찔레곤시 크라카타우스틸 옆 부지서 열린 일관제철소 부지조성 공사 착공식에 도착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여전히 바틱을 입고 있었다.
정 회장은 참석자들에게 “한국 국민은 인도네시아의 자연을 사랑하고 국민을 좋아하며, 반탄주 주민과 찔레곤 시민을 사랑한다”며 “일관제철소를 통해 우리 모두가 한 가족이 되자”고 말했다.
이어 “현지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다해 합자회사인 ‘피티 크라카타우 포스코’를 신뢰받고 존경받는 회사가 되도록 할 것”이라면서 “포스코 패밀리가 갖고 있는 경험을 공유해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찔레곤(인도네시아)=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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