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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하나 잘했을 뿐인데…" 연봉이 무려 5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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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F1]거액의 연봉 받는 음속의 승부사… F1 드라이버

"운전 하나 잘했을 뿐인데…" 연봉이 무려 5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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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올해는 F1이 시작된 이후 60주년을 맞이한 해다. 기념비적인 올 시즌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가 어느 때보다 드라이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 해는 우선 노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슬릭 타이어가 부활했다. 또 레이스 도중 앞날개의 각도 변경이 허용되며 이를 효과적으로 다루는 능력이 승패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브레이크 열을 저장했다가 순간적으로 70마력의 힘을 더해주는 KERS(Kinetic Energy Recovery System)의 도입에 따라 이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능력까지 새롭게 요구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차의 성능 격차가 줄어든 대신, 이를 다루는 사람의 능력이 중시되는 추세다.


그렇다면 팀의 입장에서 가장 가치 있는 드라이버는 누구일까. 평면적으로 보면 챔피언십의 순위가 곧 드라이버의 능력 척도다. 하지만 이들에게 지불하는 고액연봉을 머신 개발이나 팀 전력 향상에 돌려 쓸 수 있었다는 기회비용의 문제가 걸린다. 연봉에 대비한 득점력을 따져 보면 이런 궁금증에 답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2008년 드라이버 추정 연봉을 그 해 득점과 나누어 보자. 지난해 가장 저비용으로 높은 득점을 올린 드라이버는 BMW 자우버의 로버트 쿠비자다. 쿠비자는 지난 시즌 75득점을 거두며 종합 4위에 올랐지만 연봉은 300만 달러에 불과했다. 팀이 쿠비자에게 지불한 1득점 당 비용은 4만 달러였다.


최다 득점자이자 챔피언인 루이스 해밀턴(맥라렌)은 98득점을 올렸지만 연봉으로 2,000만 달러를 받았다. 1득점 당 비용은 20만 4,000달러가 된다. 효율성 측면에서는 쿠비자가 해밀턴보다 5배나 경제적이었던 셈이다.


흔히 말하는 ‘먹튀’도 있다. 받는 돈에 비해 득점력이 가장 낮은 드라이버는 젠슨 버튼(당시 혼다)으로 1점을 거두는 드는 연봉 비용이 무려 600만 달러에 달했다. (도표 참조)

"운전 하나 잘했을 뿐인데…" 연봉이 무려 500억


한편 현재 F1 최고 연봉자는 키미 라이코넨(페라리)이다. 해외 언론에 보도된 그의 추정 연봉은 약 3,700만 달러. 우리돈으로 약 500억 원을 한 해에 벌어들인다. 여기에 AMD를 비롯한 개인 스폰서들이 지불한 돈이 1,000만 달러(약 133원)에 달해 ‘돈벌이 레이스’에서 다른 경쟁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이는 2007시즌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쥔 후광이 지난해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그의 누적 연봉은 1억5,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역대 F1 최고 연봉 기록은 미하엘 슈마허가 지난 2006년 페라리로부터 받았던 3,800만 달러다. 이는 지난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 참가한 한국 대표팀의 연봉 총액(76억 원)보다 약 6.5배가 많은 금액이다.


F1 드라이버의 최고 연봉은 20년 전인 1989년만 해도 약 1,000만 달러(당시 나이젤 만셀) 수준이었다. 고액 연봉 시대를 연 주인공은 역시 슈마허로 1996년 사상 최초로 2,000만 달러의 벽을 넘어서더니 2000년 드디어 3,000만 달러 시대의 문을 열었다.


하지만 모든 드라이버들이 큰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08년 전체 F1 드라이버의 평균 연봉은 760만 달러(약 100억 원)였다. 라이코넨의 연봉에 비하면 작은 금액이나 이 역시 다른 종목 스포츠에 비해서는 많은 편이다.


자동차 성능의 비중이 승패를 좌우하는 스포츠에서 드라이버들이 지나치게 큰 돈을 받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F1은 여전히 사람이 승부를 결정짓는 스포츠다. 지난 2008 시즌 페르난도 알론소가 중위권 수준으로 평가되던 르노의 경주차를 몰고 2승을 포함, 총 61득점을 올리는 사이, 소속팀 동료 넬슨 피케 주니어는 고작 19점에 머물렀다. 알론소는 같은 차를 타면서 3배가 넘는 득점력의 차이를 보여준 셈이다.


드라이버의 존재감이 더욱 드러나게 될 2009 시즌. 우리는 전혀 새로운 스타의 등장을 지켜보게 될지도 모른다. 객관적인 머신의 성능을 넘어선 성과를 이끌어 내주는 초인적인 존재의 등장 말이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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