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는 "NO" 신규투자는 "적립식"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코스피 지수가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활황세를 나타냄에 따라 펀드 투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과감히 환매를 하기에는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태고 신규 투자하기에는 지수가 너무 높은 상태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관망 속에서 투자 쪽으로 중심추가 다소 기운 모습이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7일 국내주식형 펀드에서는 이달 중 순유출 규모로는 최소치인 181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달 들어 16거래일간 2조7565억원이 순유출 됐지만 순유출이 5000억을 상회하던 이달 중순과 비교해보면 증시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환매가 진정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연내 지수가 19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덕분에 나타난 현상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마음이 마냥 편하지는 않다. 1900까지 상승한다고 해도 상승률이 그다지 크지 않은데다가 1900 이후의 모멘텀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인 탓이다. 기존 투자자는 환매 시기를, 신규 투자자들은 진입 시기를 고민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환매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 4인의 펀드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네 명 모두 자금의 용도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투자 목적이라면 환매는 보류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었다.
박현철 메리츠 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수에 따라 움직이는 것 보다는 기존 투자 계획대로 환매를 하거나 투자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기본"이라며 "시기적으로 봐도 지금은 시장이 긍정적인 상황이라 환매 쪽에 무게를 실을 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가 적절한 투자시기인지에 대한 답변은 다소 엇갈렸다. 4인의 애널리스트 중 3인이 지수와 상관없이 적립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김태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순환매 장세가 펼쳐짐에 따라 최근 유행했던 랩보다 정통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의 필요성은 있지만 아직 자산 버블이 나타나지 않다는 점에서 상승 여력이 남아있기 때문에 주식형 펀드의 분할 매수가 유효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도 "지수 부담으로 투자 시기를 망설이는 것은 1400부터 매번 있었던 일"이라며 "거치식은 위험이 있는 만큼 지수에 연연하지 말고 장기전을 계산하며 적립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지수 상승폭이 컸던 만큼 투자를 보류하고 당분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1900 이후 상승 동력이 불투명하고 펀드 환매가 지수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부터는 선택의 시기"라며 "펀드 수익의 추가 상승여력은 평균 10% 내외로 투자를 생각하기 보다는 장세를 지켜보며 포트폴리오를 점검해야 할 때"라고 분석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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