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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도 보육비 지원… '얼마벌든 아이만 낳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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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 실업 권하는 구조 허문다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내년도 예산 중 3조7천억원을 보육비·전문계고 학비·다문화 가정 지원에 쓰겠다는 정부의 구상에선 저출산·청년실업 문제에 대한 고민이 드러난다. 달라진 사회상에 따라 결혼이민자를 품는 정책도 담았다. 하루 전 당정이 합의를 본 내년도 예산안 규모가 310조원 남짓이니 내년도 나라 살림의 1% 정도를 여기 투자한다는 얘기다.


△돈 얼마벌든 아이만 낳는다면

먼저 눈에 띄는 건 무상보육 지원 대상을 중산층으로까지 확대한 부분이다. 세계 최저 수준(1.15명)의 출산율을 어떻게든 끌어올려야 한다는 당국의 절박함이 읽힌다. 일부 고소득층을 빼면, 사실상 소득 기준을 문제삼지 않고 아이를 낳도록 유도해야 할 만큼 심각한 단계에 와있다는 의미다. 저소득층 중심, 여성 근로자에 대한 기업들 의 배려에 무게를 뒀던 저출산 정책이 좌표를 돌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내년 중 이 사업에만 3조2천600억원을 쓰기로 했다. 올해보다 5천300억원(20.1%)이 늘어 난다.


이에 따라 아이를 보육 시설에 무료로 보낼 수 있는 소득 기준은 월소득 450만원까지 완화됐다. 아이 키우는 집의 70%가 혜택을 볼 수 있는 기준이다. 맞벌이 가구 무상 보육 대상도 종전 월소득 498만원 가구에서 600만원 가구까지 늘렸다. 보육 시설에 아이를 보내지 않는 집에 주는 양육수당은 아이가 두 살 될 때까지 주고, 월 최대 20만원까지 올리기로 했다.

맞벌이, 한부모 가정의 0세 아기를(3~12개월)를 집으로 찾아가 돌봐주는 정기돌봄서비스 이용 기준 역시 월 258만원 소득 가구에서 450만원 가구로 완화했다.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시설이 늘도록 내년 중 보육시설 1천 곳에 최대 600만원을 지원해 '공공형 보육시설'로 전환하는 작업도 벌이기로 했다.


△실업자 권하는 구조 허문다


내년에만 3천600억원의 예산을 배정해 전국 26만3천명의 전문계 고등학생에게 학비를 전액 지원하고 취업을 돕는다는 계획은 청년실업 해소책으로 읽는 게 옳다. 고등 학교만 나와도 번듯한 직장을 가질 수 있도록 전문계고의 경쟁력을 높이고, 진학 유인을 주겠다는 뜻이다. 눈 높이가 안 맞아 중소기업으로 가지 않는 대졸자들을 더 이 상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게 당국의 생각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간 여러차례 "한국의 대학 진학률은 비정상적일 만큼 높은 수준"이라며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풀어야 청년실업의 해법이 보일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경기도 등은 한 발 더 나아가 9급 공무원과 기능직, 공기업 하위직 채용시험 응시 자격을 고졸학력자로 제한하자고 건의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전문계고 학생들은 내년부터 입학금을 포함해 연평균 120만원을 지원받게 된다. 내년에만 3천200억원이 필요한 사업이다. 지방교육청이 지원 대상자 학교로 학비를 계좌 이체하는 방식이다. 국비와 지방비를 반 씩 주다 2014년부터 지방비로 예산을 충당할 계획이다. 단 이미 지원을 받는 마이스터고 학생과 기초수급자· 차상위 계층 학생은 중복 지원을 받을 수 없다. 더불어 전문계고 학생들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510억원이 드는 현장 연수, 전문대 연계 프로그램도 진행하기로 했다.


△다문화가정 끌어안는다


결혼이민을 통해 어느새 총인구의 0.4%(18만2천명)까지 늘어난 다문화가정도 끌어안기로 했다. 소득이 낮고, 부모의 한국말이 서툰 경우가 많아 다문화가정 아이를 보살피는 게 시급하다고 봤다.


정부는 이를 위해 소득 수준에 관계 없이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보육료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2만8천명에게 약 600억원이 지원될 전망이다. 아이들의 한국어 교육을 위한 다문화 언어지도사도 종전 보다 두 배 많은 200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다문화가족 지원 포털 사이트인 '다누리(liveinkorea.mogef.go.kr)'를 통해 8개국어로 정보를 제공하고, 결혼이민자 대상 방문 교육 인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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