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옥외 충전기를 통해 운전자는 원하는 만큼의 전기를 블루온에 충전할 수 있습니다."(현대차 관계자)
"외부에서 충전이 얼마나 됐는지는 어떻게 확인합니까."(기자)
"차 안에서는 충전 정도를 알 수 있지만 밖에는 아직까지는 힘듭니다."(현대차 관계자)
"그럼 (운전 여부와 상관 없이) 차에 올라타야 충전 여부를 파악할 수 있겠군요."(기자)
지난 14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ㆍ기아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전기차 블루온(BlueOn) 시승회. 수많은 취재진이 몰릴 정도로 국내 첫 양산 전기차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전기차를 움직이는데 필수인 충전기 역시 높은 관심을 끌었다. 급속ㆍ완속 등 두가지 모드의 충전기에는 원하는 금액 만큼의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셀프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 것과 같은 원리다.
작동은 쉬웠지만 충전기를 보면서 현대인의 빠른 라이프스타일에 맞출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그 의문은 꼬리를 물었다. 앞서 언급한 대화내용처럼 충전 정도와 주행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안되는데다, 주유소에서 급유하는 것 보다 전기차 충전 시간은 훨씬 오래 걸린다. 급속 충전이 약 25분, 완속충전은 6시간 정도다. 가득이든 일부든 충전 시간은 비슷하다.
이론적으로 밤새 충전할 경우 하루 종일 사용이 가능하지만,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충전한다고 가정하면 문제는 복잡해진다. 게다가 충전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회전은 느려지게 된다. 더 많은 충전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2012년 말까지 2500대, 2013년부터 전기차는 일반인에게 판매되기 시작한다. 불과 2~3년 후부터 충전기 문제는 현실로 다가온다.
지난 주 청와대에서 열린 '블루온' 출시 행사를 마치고 일부 자동차업체 고위 관계자들은 "사실 전기차의 방향이 옳은 것인지 아직까지도 확신이 안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 개선 뿐 아니라 충전기 등 인프라 확장 역시 엄청난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2013년 일반인 대상 판매, 2020년 전국 100만대 전기차 보급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차량 개선도 중요하지만 인프라 확장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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