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인기 걸그룹 소녀시대가 일본 열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소녀시대는 8일 일본 데뷔 첫 싱글 '지니(GENIE)'를 발매했다. '지니'는 이날 오후 발표된 오리콘 일간 싱글 차트 5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며 소녀시대의 일본 가요시장 연착륙을 예고했다. '지니'는 소녀시대 히트곡 '소원을 말해봐'의 일본어 버전이다.
이는 소녀시대에 앞서 지난달 11일 일본 데뷔 싱글 '미스터'를 발매해 이날 국내 가요 사상 역대 최고인 오리콘 일간 싱글 차트 5위에 오른 카라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일본 오리콘은 "해외 여성 그루비 오리콘차트 톱5에 진입한 건 30년만에 처음"이라고 놀라워 했다.
소녀시대는 지난달 25일 도쿄에서 펼친 일본 첫 쇼케이스에서 3회 공연에 무려 2만2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해 일본 시장에서의 성공을 예감케 했다. 일본 언론은 앞다퉈 "아시아 넘버원 걸그룹이 일본에 왔다"며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포미닛, 카라에 이어 소녀시대가 완결한 일본 내 걸그룹 열풍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신한류 시대' '제3의 한류' 개막
또다른 한류시대가 도래했다. 최근들어 배용준 이병헌 류시원 故박용하 원빈 등이 일으켰던 뜨거운 한류열풍이 차츰 잦아드는 조짐이 보였다. 일본 언론에선 "한류시대가 끝났다"고 성급한 결론을 내렸고 일본 팬들도 한류 거품은 이제 꺼졌다고도 했다.
소녀시대를 비롯한 걸그룹 열풍은 2000년대 초 한류 드라마와 2, 3년 전부터 시작된 동방신기, SS501, 빅뱅 등 남성그룹에 이은 '3차 한류'라는 평을 받고 있다.
걸그룹들이 별다른 시행착오 없이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은 이유는 그들의 눈에 엔터테이너로서 완벽한 모양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귀여운 인형같은 모습 하나로 승부하는 일본 걸그룹과 달리 한국 가수들은 노래, 춤, 외모, 가창력, 퍼포먼스, 카리스마 등으로 무대 위에서 더없이 화려한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다.
◇오바상에서 오네상으로..팬층의 확대
오바상(아줌마)에서 오네상(언니)으로 옮겨갔다. 드라마 팬인 일본 아줌마들은 한국의 감성적인 드라마를 앞세운 한류스타들에게 맹목적인 사랑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동방신기부터 시작된 두번째 한류 열풍 때엔 나이든 여성에서 20대 젊은 여성으로 팬층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걸그룹이 상륙하자 10대~30대로 범위가 확대되며 젊은 여성팬들이 폭발했다.
후지TV의 간판 정보프로그램 '도쿠다네'는 "한류의 중심축이 40~50대 중장년층에서 10대 여성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들 여성팬들은 "한국 걸그룹을 보면 귀여우면서도 멋지다. 저렇게 되고 싶다"며 걸그룹의 모든 것을 동경하고 있다. 일본 오리콘은 기획기사를 통해 "걸그룹들은 '팔릴만한' 요소를 모두 갖고 있다. 더군다나 (상품이) 팔리는 데는 젊은 여성팬들의 존재가 절대적이다"고 분석했다. 좋아하는 것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일본 여성팬들의 특성상 걸그룹 열풍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드라마에서 K-POP으로..장르의 다양화
한류가 드라마에서 끝나버리는 '반짝' 열풍은 아니라는 걸 다시한번 확인시켜줬다. 드라마가 전부였다면 한류는 찻잔 속 태풍에 그쳤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동방신기를 필두로 SS501과 빅뱅, 소녀시대, 카라, 포미닛 등 일본에 진출한 남녀 그룹이 잇따라 K-POP으로 일본 가요계의 중심으로 진입하면서 한류의 장르가 확대됐다는 데 매우 큰 의미가 있다.
때문에 걸그룹의 일본 진출 성공은 드라마와 K-POP에 이어 또다른 장르의 한류 열풍을 기대케 하는 즐거운 성과다.
오리콘은 "일본은 한국의 드라마와 음악을 받아들일 수있는 토양이 제대로 갖춰져 있다"고 했다. 일본 거대 시장 속에 잘 닦여진 한류 토양을 어떻게 일궈서 풍성한 열매를 맺느냐가 한국의 모든 문화 장르가 고민해 봐야할 과제가 됐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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