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1위 업체 SK가스가 실무책임자인 팀장들을 무더기로 대기발령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실적부진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에 대한 책임을 묻는 인사로 해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압축천연가스(CNG)버스 폭발사고로 대중교통 연료를 클린디젤쪽으로 바꿔야한다는 주장에 대한 대응으로 보고 있다.
2일 SK가스에 따르면 최근 인사발령에서 팀장급 직원 10명(약 25%)을 신사업 프로젝트팀으로 발령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신사업 프로젝트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사실상 대기발령이나 마찬가지라는 회사 안팎의 분석이다.
SK가스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을 위한 구조조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LPG업계가 국내 다른 에너지 산업에 비해 영업이나 개술개발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점을 혁신하기 위한 것이란 의견이다.
그러나 SK그룹 관계자는 "SK가스가 올해 실적이 나쁘진 않았지만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 등 악재가 겹쳤고 사업 다각화를 하면서 기대했던 결과를 내지 못하는 조직이 있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해석도 있다. 일각에선 CNG버스 폭발사고로,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 수단의 연료를 LPG와 CNG에서 클린디젤쪽으로 전환해야하는 목소리에 가스업계가 긴장했다는 것.
지난달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발생한 CNG버스 폭발사고로 그동안 '친환경 차세대 에너지'로 각광받던 LNG가 안정성의 위협을 받게 됐다. 이에 정유업계를 대표해 석유협회는 다음주 초 기자간담회를 열고 '디젤-하이브리드버스'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와 안내를 통해 LNG와 CNG보다 디젤차에 대한 장점을 설명할 예정이다.
가스업계에서는 SK가스의 이번 대규모 대기발령 인사가 다른 업체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스업계도 이제 안주하기보단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껴 (SK가스가)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큰 경쟁없이 수입해서 팔기만 하면 이윤이 남는 구조여서 서비스 향상이나 기업 혁신 등은 뒷전으로 밀려온 게 가스업계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