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일본 당국이 엔화 강세에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외환시장에서는 엔 강세 기대감이 만연해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일본정부와 중앙은행이 엔고와 주가 약세에 대해 추가 양적 완화 수준의 발표를 내놓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당국의 엔화 강세 방어를 기대하고 달러엔 숏 포지션을 정리하던 투자자들은 이내 다시 매도에 나섰다. 달러·엔이 사상 최저점을 앞둔 80엔선을 위협하기 전까지 일본 외환당국이 강력한 방어 태세로 나오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해석 때문이다.
◆엔고 대책 비판 봇물, "미온적"
시라카와 마사아키 BOJ 총재는 전일 통화정책회의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엔화 강세는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때문"이라며 "시장과 경제 상황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외환당국이 환시 개입에 나서지 않는 대신 제로 금리 수준까지 금리를 인하하거나 추가 국채를 매수하지 않고 대출 프로그램 확대에 그치자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일본은행은 주초 추가 양적완화책을 내놓음으로써 시장 안정화 의지를 일단 피력한 상태다. 그러나 달러엔 투자자들은 예상과 다를바 없는 일본은행의 카드에 다소 실망하는 분위기다.
◆개입 딜레마.."즉각 환시 개입, 효과 별로..공조개입도 무리"
외환시장에서는 일본이 단독 환시 개입에 나서더라도 엔화 강세를 막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적 공조를 기대하기란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환시 개입 경계감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
한 국내 외은지점 외환딜러는 "일본에서는 85엔대 아래에서는 구두개입성 코멘트를 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84엔대에 진입했다고 해서 바로 환시 개입을 단행해 끌어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85엔대가 깨진 것도 당국의 조치에 대한 실망 매물이 나온 측면이 큰 데 BOJ의 공조성 개입은 어려워 보인다"며 "미국, 유럽 등 대부분 경기 둔화 우려감에 휩싸여 있고 자국 통화가 절하되기를 바라고 있는 상황에서 공조 개입은 무리"라고 분석했다.
◆시장참가자들 "일본, 미국간 금리차 줄면 엔고 심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감에 엔화가 여전히 안전자산이자 도피처 역할을 하고 있는 점도 당분간 엔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미국도 경제지표가 지속적으로 우려감을 낳고 있고 미 연준의 경기 둔화에 대한 인식도 이전보다 강해졌다.
외환시장에서는 일본과 미국이 '합동 양적 완화 전략'으로 나갈 경우 엔고는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일본이 동시에 추가 양적완화에 돌입하면 일본과 미국간 금리 차가 벌어지기는 더욱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그간 미국 금리 하락으로 인해 일본과 미국간 금리 차가 줄어들면서 달러 매도, 엔화 매수가 강하게 나타난 만큼 두 나라가 동시에 양적완화책에 나설 경우 엔고를 막기 어려워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딜러들은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나 일본 모두 금리 인상을 비롯한 출구전략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일본이 금리 쪽을 건드리기는 쉽지 않은 상태"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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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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