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외환시장에서 달러 숏심리가 되살아나자 외환당국이 강하게 제동을 걸었다.
연초 펀더멘털에 기댄 환율 급락세가 유럽 재정위기와 천안함 관련 대북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막히면서 환율은 지난 3월과 5월에 두 차례 큰 굴곡을 겪었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가 금융권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발표로 진정세를 되찾아 7월 외환시장의 심리는 다시 아래쪽으로 향했다. 특히 월말을 맞아 원달러 환율이 6거래일 연속 레벨을 낮추면서 외환당국은 선제적인 하락 속도 조절에 돌입했다.
원달러 1170원대까지 저점이 낮춰질 것으로 내다봤던 외환딜러들은 일제히 고개를 저었다. 당국 개입으로 추정되는 매수세가 강하게 버티면서 저점 낮추기가 만만치 않아졌기 때문이다.
◆경상수지 흑자, 증시 호조..'긍정적' 펀더멘털 재부상
이날 개장 전 발표된 6월 경상수지 흑자는 1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환율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유럽 우려 때문에 리스크회피 심리가 강했던 시장 참가자들도 슬슬 리스크 자산을 늘리는 쪽으로 눈길을 주기 시작했다.
유로화는 1.29달러대에서 1.30달러대 수준까지 재매수가 일었고 호주달러, 캐나다달러 등 상품 통화도 강세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 역시 수출업체 네고물량과 함께 역외 매도, 주식 자금이 일제히 나오면서 강한 하락 압력을 받았다.
한 시장 참가자는 "외국인 주식 순매수에 따른 주식 자금까지 많이 나오면서 달러 매도 압력이 세다"며 "시장이 전일부터 숏으로 넘어와 일부 커버해야 하는 부분이 있음에도 강한 매도세가 연출됐다"고 말했다.
아시아증시도 일제히 반등세를 구축했다. 코스피지수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은 6거래일째 사자행진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 증시가 2%에 가까운 상승세를 나타냈고 중국증시도 1%대 상승했다. 특히 중국은 인민은행이 하반기 중국경제의 더블딥 우려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긴축 완화 기대감이 커진 상태다.
대내외 요인이 환율 하락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1170원대 저점 예상했으나 만만치 않을 듯"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180원대에서 한 숨을 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 4월 26일 1102.6원에서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돌입한 뒤 다시금 강한 하락을 시도했으나 당국 개입으로 낙폭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전일까지 외환당국 개입 레벨이 차츰 후퇴하고 있는지 여부를 가늠하던 시장 참가자들은 1170원대를 눈앞에 두고 주춤하는 형국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오퍼를 뜯으며 환율을 들어올리려는 움직임이 계속 나오면서 환율 하락세에 제동이 걸렸다"며 "하단이 자꾸 막히니까 계속 팔던 역외투자자들도 일부 비드가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 시장참가자는 "1160원~1170원 정도가 추세 지지선"이라며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돌파하더라도 환율 추가 하락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이 추가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 속에서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이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낙폭을 키우지 못하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금리 인상을 앞두고 외환당국이 환율 하락속도 조절을 꾸준히 해나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번달 금리 인상 직전에 당국이 선물환 규제안 발표를 한 점은 금리를 올리더라도 원달러 환율 하락은 용인하지 않으려는 당국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금리 인상을 할 경우 자칫 수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당국이 환율 하락을 제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펀더멘털 호조로 1170원대로 환율이 잠시 하락하더라도 하반기에 다시 지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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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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