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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의 빛과 그늘]외제차 살 땐 '뽑기 운'에 맡겨라?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비싼 외제차를 쌀 때 품질은 '뽑기 운'에 맡겨야 한다는 말 아시죠? 한탄스러울 따름입니다. 특히 요즘 수입차가 잘 팔리면서 클레임(불만 제기) 사례가 부쩍 늘어난 것 같아요."


올 들어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가 불티나게 팔리는 사이 차량 품질과 사후 관리(AS)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국산차에 비해 고가 위주인 수입차를 구매하면서 명성과 품질에 높은 기대를 가졌던 소비자들이 제 값을 하지 못하는 일부 차량의 품질과 미흡한 AS 대응에 실망을 안고 잇따라 본사에 클레임을 제기하고 있는 것.


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크라이슬러는 최근 지프 랭글러 신형 구매자로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동일한 클레임을 받은 뒤 일부 부품 교체와 차량 언더 코팅 등 무상 수리 조치를 취했다. 회사 측은 앞으로 언더 코팅을 한 채 출고할 방안도 검토 중이다. 화성 야적장에서의 재고 관리가 미흡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사건은 이렇다. 지난 6일 랭글러를 받은 한 소비자는 차량 언더 코팅을 하러 정비소에 들렀다 차축을 중심으로 아래 부분이 심하게 부식된 것을 발견하고선 본사에 이의를 제기했다. 당시 돌아온 답변은 "원래 그렇다"는 것.


이후 강하게 반발하자 본사 직원과 딜러가 육안으로 확인 후 본사 회의를 거쳐 무상 수리를 약속했다. 하지만 부품이 부족해 최소한 보름 이상 지나야 차를 다시 받을 수 있다. 이 소비자는 "꿈에 부풀어 5000만원대 차를 샀는데 중고차와 다를 바 없는 재고 관리는 물론 초기 대응이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한국소비자원 통계를 보면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국산차와 비교했을 때 월등히 높다. 전체 판매량 대비 상담 접수 건수를 100으로 가정했더니 수입차는 255.51로 국산차(91.09)에 비해 높았다.


업체별로는 시장 점유율을 감안했을 때 한불모터스에서 수입하는 푸조 차량에 대한 소비자 피해가 전체 평균(1.2) 대비 2.7배 높은 3.2로 나타났고 포르쉐, 볼보, 벤츠, 폭스바겐 등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6개월 이내 문제가 발생했지만 제조사와 협의가 되지 않아 피해 구제를 신청한 사건이 전체의 58.7%로 집계됐다. 차량 출고 이후 초기 품질 관리와 서비스 대응이 미흡했다는 뜻이다. 수입차를 몰고 있는 한 소비자는 "신차는 출시 후 6개월에서 1년 후 구입하는 게 현명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BMW코리아의 경우 국내에 출시한 뉴 5시리즈에 대한 우측 쏠림 현상을 지적하는 운전자가 많아 본사 차원에서 대책 마련을 강구하고 있다. 비슷한 경험을 한 소비자들은 국토해양부에 단체로 결함 신고를 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BMW코리아의 한 딜러는 "신형 5시리즈 쏠림 현상 관련해 10대 중 7대가 클레임이 들어오고 있어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며 "독일 본사에서 구체적인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BMW 관계자는 "초기 수입 물량 중 10여대 이하에서 문제가 발견돼 현재 본사와 빠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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