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게 기술” 삼성重 시추설비 해상합체 성공

러시아 조선소 포기한 작업, 국내 최초 성공
12일간 진행·파도 속에서 1만㎡ 면적 상·하부 구조물 2개 도킹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삼성중공업이 국내 최초로 원유 시추설비의 상부구조물(Top side)과 하부구조물(Hull)을 바다위에서 합체하는데 성공해 기술력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07년 러시아 가즈플롯으로부터 6억달러에 수주한 시추설비의 해상 합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에 성공한 시추설비는 삼성중공업이 상부구조물을, 러시아 조선소가 하부구조물을 각각 제작해 러시아에서 최종 합체하는 조건으로 건조한 것이다.

러시아 조선소의 무모한 도전이 화를 자초했다. 해상 합체작업을 하겠다고 한 러시아 조선소는 기술부족 극복하지 못하고 포기했던 것. 결국 삼성중공업이 국내 해상에서 합체작업을 직접 수행하게 됐다. 이를 통해 4500만 달러를 추가로 받게 됐다고 한다.

작업은 진해만에서 ▲하부구조물을 27m 깊이로 잠수시킨 후 ▲그 위에 2만t 규모의 상부구조물을 배치하고 ▲하부구조물을 부양시켜 합체하는 등의 순서로 12일 동안 진행했다. 1cm 오차범위 내에서 정확히 일치시켜야 하는 정교한 작업이었지만 삼성중공업 직원들의 팀웍과 노하우로 모든 작업을 순조롭게 완료했다.

회사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건조에서 앞서 있던 유럽 조선업체들도 해상합체 기술을 보인 적은 있지만, 대부분 대륙붕에 고정된 기둥에 상부구조를 올려놓는 수준이었다”면서 “이번과 같이 흔들리는 파도 속에서 상부와 하부가 고정되지 않은 상태로 합체한 것은 유례가 드믄 일”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시추설비 해상합체 성공으로 자국건조주의를 고수하고 있는 국가들로부터 상부구조를 수주하여 합체해 주는 방식으로 시장 확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편 해상합체에 성공한 가즈플롯의 시추설비는 거제조선소로 돌아와 배관 및 케이블 연결작업, 시운전을 실시한 후 러시아 사할린 유전지역에 올해 말부터 투입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