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미국과 유럽 기관이 일본 부동산 시장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일본 부동산 시장이 다른 시장보다 저평가된 만큼 반등할 경우 큰 수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12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미국 대형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47억달러(4200억엔) 규모의 부동산 펀드를 출시했으며 이 가운데 30% 이상을 일본 부동산에 투자할 계획이다. 프랑스 악사그룹의 부동산투자부문은 스미토모트러스트앤뱅킹과 함께 일본 투자를 위한 부동산펀드를 출시했다.
또한 부동산 투자업체 라살 인베스트먼트는 지난 4월 도쿄 소재 오피스 빌딩 3채를 수백억엔에 매입했다. 또한 지난달에는 도쿄 외곽 해안지역의 물류시설 3개를 사들였다. 라살 인베스트먼트는 내년 여름까지 약 1500억엔을 투자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 1월 독일 대형 은행 도이체방크의 자산운용부문은 도쿄 시부야에 위치한 오피스빌딩을 약 3700만유로(41억엔)에 매입했다.
라살 인베스트먼트 메니지먼트의 나카시마 야스오 최고경영자(CEO)는 “지금이 일본 부동산을 매입하기에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지난 2007년 이후 공실률이 계속 치솟는 등 일본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침체돼있으며 토지가격은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양 투자자들이 일본 부동산 시장에 다시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현금흐름이 양호하다는 판단에서다.
부동산 투자 현금흐름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잣대는 공실률과 임대료. 이 중 공실률이 최근 하락하기 시작했고, 이는 곧 건물 투자에 따른 현금흐름이 개선될 가능성을 의미한다.
CB리처드엘리스에 따르면 도교의 5개 중앙구인 지요다, 주오, 미나토, 신주쿠, 시부야의 공실률은 지난 2007년 이후 계속 상승하고 있으나 올 들어 고급부동산 공실률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일례로 롯폰기힐스 모리타워의 점유율은 외국인 임차인이 늘어나면서 올 3월말을 기준으로 90%로 상승했다. 여기에 고급부동산 오피스 임대료도 바닥을 쳤다는 평가다.
통상 서양 투자자들은 공실률이 정점일 때 일본 부동산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1999년 아시아 외환위기 직후 골드만삭스는 시부야에 위치한 도호 뮤추얼 생명보험 본사 건물을 매입하는데 300억엔 가량을 투입했다. 또한 모건스탠리는 일본이 심각한 디플레이션을 겪었던 지난 2003~2005년 사이 약 1400억엔을 들여 시나가와 미쓰비시 빌딩을 매입했다.
서양 투자자들이 일본 부동산을 매입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일본 부동산이 다른 지역에 비해 저평가됐기 때문이다. 도이체증권에 따르면 일본에서의 올 1분기 부동산 투자 수익률과 실제 수익률인 장기금리 간 격차는 4.4%포인트로 3~4%포인트인 미국과 영국, 독일에 비해 높다.
데카리얼이스테이트랜딩의 네기시 케니치 대표는 “투자자들은 강력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다른 아시아 시장보다 일본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일본 시장의 안정성과 정책적 투명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도이체증권 관계자는 최근 유럽의 재정난 문제와 엔화 강세로 서양 투자자의 적극적인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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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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