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중국 지리 자동차의 볼보 인수로 중국은 사상 첫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를 손에 쥐게 됐다.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은 이번 인수합병(M&A)을 교두보 삼아 질적인 면에서도 진정한 자동차 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지리차와 중국이 과연 순탄하게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뒤따른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은 해외 M&A에 있어서 성공 경험이 일천한 중국이 볼보를 성공적으로 경영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잇따라 보도했다.
◆ 지리차, 볼보 인수로 노리는 것은? = 지리차는 볼보 인수를 통해 중국 내 고급 자동차 시장 선점하고 유럽 및 미국 시장 진출 등의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볼보는 주로 중소형 자동차를 개발하는 지리차에 없는 프리미엄 이미지, 글로벌 역량, 고급 기술 등을 갖추고 있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지리차기 우선 볼보의 제품 개발 및 제조 부문 인력을 값싼 중국 인력으로 대체, 비용절감을 이뤄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통해 볼보의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것인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볼보를 이용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앞서 지리차는 중국 내 매출 확대에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볼보의 고급차 이미지를 활용해 소득 수준이 높아진 중국 고객들을 공략하겠다는 것. 이 소식통은 지리차가 중국 고급차 시장을 확실히 선점하기 위해 향후 3~4년 내로 고급 자동차 브랜드 2~3개를 더 인수하려들 것으로 내다봤다.
지리차의 계획에 따르면 볼보는 4~5년 이내로 연간 10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볼보는 연간 4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해 내고 있다. 또 지리차는 연간 3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볼보차 공장을 중국 내 건설할 예정이다. 지리차는 향후 볼보가 중국에서 연간 20만대, 아시아 나머지 지역에서 10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지리차는 유럽과 북미에서 60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하기 위해 볼보의 유럽 내 제조업 기반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 지리차, 볼보 감당할 수 있을까? = 전문가들은 그러나 지리차의 야심찬 계획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우선 중국 자동차 업계의 해외 기업 인수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과 중국 자동차 기업의 해외 진출 사례 역시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WSJ은 지리차가 볼보의 고급 이미지로 상승효과를 얻기보다 볼보가 지리차의 저가 이미지로 인해 평판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FT는 포드가 이뤄내지 못한 볼보의 수익성 개선을 지리차가 창출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구조조정을 통한 지출 축소만으로는 수익성 개선에 한계가 뒤따를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중국 소형차 시장이 중국 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지리차는 오히려 시장점유율을 잃었다. 작년 지리차의 매출은 48% 늘어난 33만대에 육박했지만 다른 자동차 업체들은 이보다 더 선전했다.
컨설팅업체 베인&컴퍼니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반드시 피해야할 거래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실적개선을 이룰 것이라는 희망으로 미국이나 유럽 제조업체를 인수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는 정확히 지리차의 볼보 인수를 의미한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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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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