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소민호 기자] 주택건설업계가 대위변제와 계약해지라는 새 변수를 맞아 혼란에 빠졌다.
부산에 공급된 '오륙도뷰'에 이어 '영종자이'에서 잇따라 건설사들이 입주예정자들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계약해지는 금융권이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해 보증 선 건설사에 대위변제를 요구한데 따른 것이다.
주택업체들이 미입주 아파트에 대해 계약해지 및 대위변제에 나설 경우 경영에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위변제를 위해서는 건설사가 미입주 아파트를 인수, 재분양해야하는 것은 물론 엄청난 자금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이런 사태는 이미 예견된 것으로 그동안 수차례 경고가 있었다. 오륙도뷰나 영종자이와 같은 계약해지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자금력이 취약한 건설사의 부도 공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 2007년말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피해 밀어내기 분양한 물량이 대거 입주한다. 그러나 입주지연이 더욱 만연하고 있어 금융권-건설사-입주예정자 간의 갈등구조가 더욱 심화된 양상이다.
◇'오륙도뷰' 이어 '영종자이'도 계약해지= 다른 건설사들도 영종자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상황은 이렇다.
GS건설은 입주를 미뤄온 429가구의 '영종자이' 입주예정자들에 지난 24일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GS건설은 원금은 물론 중도금 대출에 대한 최소한의 이자를 기간내에 지불하지 않아 금융기관의 대위변제 요청이 들어온 것이 이유라고 설명했다. 오는 31일까지 중도금 이자를 납부하고 대출금 연장에 자서하지 않으면 계약자들은 최종 계약해지된다.
'영종자이'는 지난 2006년 분양 때 계약금 20%와 중도금 이자후불제 조건으로 분양계약됐다. 지난해 11월2일 입주시점을 맞았지만 일부는 올 1월18일 입주마감일까지 중도금과 잔금에 대한 인수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GS건설은 이로 인해 중도금 대출을 해준 국민은행의 대위변제 요청을 지난 2월초 받았다. 대위변제는 계약자들 대신 건설업체가 중도금과 잔금을 대신 납부하는 것을 지칭한다.
계약해지 물량은 1022가구의 '영종자이' 분양아파트 중 40%를 넘는 물량이다. 해지통보를 받은 계약자들은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GS건설은 계약금은 돌려주는 것이 원칙이지만 밀린 중도금 이자와 분양가의 10%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내야하기 때문에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 추가로 대출이자를 물어야 하는 계약자들도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SK건설도 지난해 8월 입주를 거부한 부산의 '오륙도 SK뷰' 아파트 771가구에 대해 계약을 해지하고 회사가 인수, 분양을 진행 중이다. 지금은 상당수를 재판매한 후 나머지 400여가구에 대해 판매마케팅을 하고 있다.
◇주택업계 파장 확산될까 긴장= 입주를 거부해온 계약자들에게 건설업체들이 계약해지라는 초강수를 내놓음에 따라 유사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건설업체 대표는 "올 입주물량이 늘어나지만 입주율은 낮은 상황"이라며 "금융권이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대위변제라는 방법을 쓸 것으로 보여 이에 따른 계약해지 등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114 집계에 따르면 올해 입주는 지난해보다 늘어난다. 전국에서 입주하는 아파트 물량이 수도권에서만 총 9.8% 늘어난 17만678가구에 달하는 등 29만7816가구로 집계된다.특히 계약해지가 될 경우 건설업체가 자체자금으로 이를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건설업계는 경영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기반이 허약한 중견건설업체들에게는 치명타가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위원은 "중견 건설업체가 분양한 물량이 입주율 저조로 대위변제를 해야 할 상황이 되면 유동성 위기로 연결된다"면서 "입지가 좋지 않은 아파트단지 위주로 이같은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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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민호 기자 sm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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