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막판까지 등락을 거듭하다 혼조세로 마감했다.
장초반 미국 뉴욕증시는 금속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악재로 작용하면서 약보합을 나타냈지만, 곧 의료·보험 관련주, 통신주 주도로 상승반전에 성공했다. 또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가 '미국 경제의 역풍이 강하다'며 초저금리 정책 유지를 시사하면서 장중반까지 상승세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원자재 관련 주들이 압박을 받고 상업용 부동산 부실 채무 우려로 은행주 역시 하락폭을 넓혀 나가자 장 종료를 1시간여 앞두고 미국 증시는 또 다시 하락반전,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했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1% 오른 10391.18로, S&P500지수는 0.25% 하락한 1103.22로, 나스닥지수는 0.22% 떨어진 2189.61로 거래를 마쳤다.
◆유가 및 원자재 가격 하락세= 이날 국제유가는 나흘째 하락하며 배럴당 73달러선으로 밀려났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월물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1.54달러(2.04%) 하락한 73.9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물 금가격도 전장 대비 온스당 5.50달러(0.47%)낮아진 1164.00달러에 마감됐다. 버냉키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제어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이 인플레 우려를 약화시키면서 금값이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초반 강세를 띄던 달러화 가치는 등락을 거듭하다 소폭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날 미국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표시하는 달러 인덱스는 0.09포인트(0.11%) 상승한 75.77을 나타냈다. 버냉키 의장의 '저금리 정책 지속' 의사표시로 한 때 약세로 돌아서기도 했으나 안전자산 선호도가 꺾이면서 달러는 소폭 오름세를 기록했다.
그 결과 원자재 관련주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그렸다. 엑손모빌은 전거래일 대비 0.77%, 데번에너지는 0.57%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의료-보험주 끌어올리고= 골드만삭스가 씨그나를 비롯한 의료·보험 관련 기업들의 전망을 상향조정하면서 관련 주들은 랠리를 펼쳤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내고 미국의 의료보험법 개혁이 민간 보험 업계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는 기존 우려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관련 업계의 전망을 밝게 봤다. 골드만삭스는 관련 주들의 가격이 싼 편이라며, 씨그나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매력적(attractive)'로 상향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씨그나와 휴매나는 각각 3.2%, 1.4%씩 올랐다.
◆은행주 끌어내리고= 반면 은행주들은 3분기 CMBS(상업용부동산담보부 증권)의 연체율이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는 발표에 급락했다.
모기지은행가협회(MBA) 발표에 따르면 30일 이상 연체된 CMBS 비중은 전체의 4.06%로 전년동기의 1.17%에서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MBA가 집계를 시작한 1997년 이래 최대치. 90일 이상 연체 채무의 비중은 3.43%로 이 역시 전년동기 1.38%에서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부실채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등 은행주들은 일제히 하락세를 그렸다.
◆버냉키, 저금리 고수 의사 내비쳐= 버냉키 의장은 '미국 경제의 역풍이 강하다'며 초저금리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워싱턴 경제클럽에서의 연설에서 "금융여건이 전체적으로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대출자들은 신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고용 시장 역시 여전히 취약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 때문에 미국 경제의 회복이 느린 수준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은 아울러 초저금리 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 잠재우기에도 나섰다. 그는 "미국 중앙은행은 가격 상승세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고 이를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툴을 갖고 있다"라며 오히려 "인플레이션이 현 수준에서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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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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