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경제환경 급변 대대적 조직개편 예고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올해 대기업 인사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현대중공업과 신세계의 인사를 감안하면 ▲오너 책임 경영 강화 ▲장수 CEO 퇴진 ▲실적 중시 ▲여성 파워 급부상 등으로 관전 포인트가 압축된다.
지난해 대기업 인사는 올해 경기 전망이 한치 앞도 내다볼 수없는 안갯속 정황에서 오너가 뒤로 빠지고 관리 중심의 장수 CEO들이 지속성을 갖는 게 효과적이라 현상 유지에 올인했다.
그렇지만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서 승자 독식한 대기업들이 공격적으로 바뀌며 올해 인사가 '대폭'과 발 빠른 '세대교체'로 전환되는 양상이다.
2일 산업계에 따르면 올 연말 정기 인사철을 맞아 삼성 LG SK 등 대기업들은 전운이 감돌 정도로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올해 주요 대기업들이 예상외로 실적이 호전되면서 분위기가 '구관이 명관'이라는 쪽으로 흐르는 듯 했으나 인사철을 앞두고 반전된 모습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일단 3~4세 오너들이 직접 경영에 나서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오너 중심의 인사 구도가 자리매김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뒷전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이들의 핵심브레인들이 전진 배치될 수밖에 없는 것.
삼성 이재용 전무, LG 구광모 과장, 현대기아차 정의선 부회장 등 오너가의 향방에 따라 이들 기업의 임원 인사는 후폭풍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이닉스 인수 무산과 비자금 조성 의혹 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효성의 경우도 3세들의 동반 승진이 점쳐진다. 신세계가 정용진 총괄 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이미 신호탄을 쐈다.
신성장 동력 발굴과 흐트러진 시장 선점이 대기업들의 공통된 목표가 되다보니 장수 CEO들은 더 이상 설 곳이 없는 상황으로 몰렸다. 실적이 부진한 업종의 장수 CEO들은 기댈 곳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최길선 사장이 물러난 것과 비슷한 사례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LG의 경우엔 통신 계열 3개사를 통합하면서 장수 CEO 연쇄 이동이 불가피하다.
실적이나 장수 여부와 상관없이 '새틀짜기'식 구도를 잡은 대기업들은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인사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지난해 주요 계열사 CEO를 전부 바꾼 SK그룹이 대표적. '임원 거품 빼기'에 초점을 맞춰 예상 외로 인사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취지의 문책성 인사를 포함해 임원들을 현업으로 돌려보내겠다는 최태원 회장의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SK가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사업의 큰 틀을 다시 짜고 있어 이를 총괄할 책임자 인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재계에 여성 파워도 더욱 세차게 불어 닥칠 전망이다. 오너가의 딸들이 대거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이러한 트렌드는 확연해졌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맏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를 비롯해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장녀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 이번에 승진한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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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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