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신규 분양시장이 때 아닌 열기를 내뿜고 있다. 수도권 인기 택지지구의 청약경쟁률이 최고 수 백대 1을 기록하고 만만치 않았던 분양가로 낙관하기 힘들었던 도심에서의 분양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기존 주택 매매시장 침체는 계속되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하락세는 10주째 이어지고 있다. 가격 약세와 동반관계를 말해주듯 거래량도 급격히 줄었다.
통상 부동산시장은 기존 주택시장이 강세를 보일 때 신규 분양도 호조를 보였었다.
하지만 금융위기라는 돌발변수와 달라진 주택정책이 다른 양상을 전개시켰다. 수도권 신규분양 주택에 유리한 양도소득세 감면 등 세제개편과 대출규제(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시세보다 낮은 보금자리주택 공급 등이 이어지면서 분양시장과 기존 주택시장 간의 양극화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 견본주택 사람 몰리면..분양 대박 공식 = 현대엠코가 오는 2일 서울 상봉동에 분양하는 주상복합 아파트 '프레미어스 엠코'에 지난 주말 1만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문전성시를 이뤘다.
일요일인 지난 29일에는 비 내리고 스산한 날씨였지만 방문객 수가 가장 많았다. 서울 중심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는 입지지만 현대엠코가 서울에서 분양하는 첫 아파트라는 점에서 관심이 높았다.
같은 날 문을 연 김포한강신도시 '중흥 S-클래스 파크애비뉴' 견본주택에도 주말 새 1만5000여명 다녀갔다. 방문객들은 10년 임대아파트(5년 뒤 분양전환이 가능한)임에도 수영장, 실내골프연습장 등 부대시설 수준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분양관계자들은 중소형 평형의 순위내 마감, 초기 계약률 60~70% 이상을 성공적인 분양으로 보고 있다.
견본주택이 미어 터질만큼 방문객이 몰렸던 지난주 청약단지가 이를 증명한다. 지난 26일 청약을 마감한 '래미안 광교'가 1순위 청약에서 평균 55.08대 1, 최고 7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27일 '광교 호반베르디움'도 평균 31.9대 1, 최고 76.75대 1에 달했다.
래미안 광교와 광교 호반베르디움를 합쳐 1100가구가 조금 넘는 물량에 청약자가 5만여명 이상 몰렸다는 건 의미하는 바가 크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2650만원대로 만만치 않았던 동부건설의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서울' 역시 평균 2.31대 1의 경쟁률로 순위내 마감됐다.
◇ 기존 주택 거래 줄고 가격도 약보합세 = 소폭이긴 하지만 서울 아파트 가격의 약세는 계속됐고 지난주 강남권 재건축은 10주 연속 하락세를 유지했다.
경기지역은 외곽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소폭 상승세를 보였을 뿐 전반적으로 매매시장 거래 침체가 짙어지는 분위기다. 시세도 큰 변동은 없었다.
과거 가격하락기와 다른 점은 급매물이 많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강남권 재건축의 경우 매도자는 매도자체를 포기하며 전세로 전환하거나 기존가격을 고수하며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자는 분위기다.
서울 도심 출퇴근이 가능한 외곽의 경우 지난달 2차 보금자리주택 지구 발표 이후 구리, 남양주, 시흥 일대 기존 주택 거래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의 답변이다.
이 가운데 이번 주에만 서울 및 광교 등에서 청약접수가 예정돼 있고 일산 탄현 '두산위브더제니스 제트클래스', 삼송 '호반 베르디움', 삼송 '아이파크', 송도 '도 그린애비뉴', 별내 '남양휴튼' 등 블루칩 단지들이 대거 견본주택을 개관해 열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분양시장에 가속이 붙을 수록 기존 매매시장은 침체돼 당분간 이 같은 현상은 유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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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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