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투자자들이 경기침체 이후 유가가 오를 것으로 내다보면서 원유 장기 선물 가격이 100달러 선에 육박하는 등 고공 비행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2017년 12월물 브렌트유가 지난 4일(현지시간) 배럴당 99.97달러에 거래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8일 보도했다.
같은 날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도 배럴당 99.43달러로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전달에 비해 10% 가까이 급등한 수준이다.
모건 스탠리의 후세인 알리디나 상품 담당 애널리스트는 “지난 2월 이후 글로벌 자금 시장에 유동성이 크게 늘면서 유가 등 위험 자산 투자가 늘고 있다”고 평했다.
원유 장기물은 2년 전에 비해 배럴당 20달러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현물 가격과 비교해도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 주말 WTI는 배럴당 77.43달러로 마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발표한 세계 에너지 전망에 따르면 유가가 오르면 석유 수입국들의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된다. 유가 상승은 일반 가정의 가처분 소득을 줄이고 인플레이션과 기준 금리 인상 압력을 높이는 등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2003년부터 지난해 중반까지 이어진 유가 상승은 글로벌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IEA는 현 시점에서 석유 가격이 급등할 경우 경기 회복세가 확실히 자리잡지 못한 상황에서 큰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원유 장기 선물 가격 상승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한 전문가는 "장기적으로 원유 공급이 줄 것"이라며 "당장은 원유 수요가 줄고 있지만 가격이 오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도이체 방크의 아담 시에민스키 수석 에너지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선물 가격만으로 미래의 수요나 경제 상황을 예측할 수 없다”며 “현 원유 선물 가격은 지나치게 부풀려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몇몇 상품 트레이더는 “원유 장기물의 경우 대부분 대형 기관이 투자하는 대상인데다 거래량은 매우 적어 가격이 시장 흐름을 모두 반영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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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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