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진로가 19일 6년만에 코스피시장에 재입성한다.
소주 제조를 주된 영업으로 하는 진로는 지난해 매출액 7352억원, 당기순이익 1548억원을 기록한 기업이다. 최대주주는 53.5%의 지분을 보유한 하이트홀딩스다.
진로 주권의 시초가는 상장일 당일 오전 8~9시에 공모가격(4만1000원)의 90~200%사이에서 호가를 접수해 매도호가와 매수호가가 합치되는 가격으로 결정된다.
1924년 평남 용강에서 소주 진로를 생산한 진로는 소주시장 1위를 차지한 지난 73년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진로는 2003년 증권거래소에서 상장이 폐지됐고 그해 5월부터 법정관리(법원에서 지정한 제3자가 기업활동 전반을 대신 관리하는 제도)에 들어갔다. 2005년 8월 하이트맥주컨소시엄에 인수된 진로는 그해 법정관리를 끝냈다.
진로가 본격적으로 재상장을 추진한 것은 지난해부터. 하지만 재상장의 길은 멀고도 험했다. 첫 번째로 진로의 발목을 잡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갑작스러운 시장 급락으로 진로는 재상장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진로는 올해 9월에도 코스피상장을 시도했다. 지난달 1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후 2015년까지 매출 1조원, 시장점유율 60%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주주가치 차원에서 진로의 이익 중 50%를 배당하겠다"며 "잉여자금이 남아 있다면 자사주 매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강조하며 상장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지난달 14~15일 법인투자기관 대상 조사에서 진로의 공모 가격은 4만6000원 안팎에 그쳐 회사측 희망가격(5만4000원~6만원)을 밑돌았다. 이에 따라 진로는 상장일을 이달 19일로 미루고 희망가격도 4만5000원~5만원으로 16% 낮췄다.
결국 지난달 28~29일 재실시된 조사를 통해 공모가격은 4만1000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진로의 희망 가격 대비 최고 32%나 낮아진 것이다.
상장 후에도 진로에게는 '풋백옵션'이라는 또 하나의 난제가 남아 있다. 진로의 최대 주주인 하이트홀딩스는 2005년 진로 인수 당시 자금 일부를 댔던 교직원공제회와 군인공제회에 '풋백옵션(진로의 상장가격이 원하는 가격대보다 낮게 형성될 경우 하이트홀딩스 측이 되사주는 내용)' 계약을 맺었다. 교직원공제회와 군인공제회의 주식수는 각각 791만3508주, 565만2504주로 이들이 원하는 공모가격 수준은 6만원선이다. 진로의 공모가가 4만1000원을 형성했기에 하이트홀딩스가 물어야 할 차액은 2600억원에 이른다.
진로 관계자는 "공모 가격이 낮아져 당장의 기업 가치는 줄겠지만 상장 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풋백옵션에 어느 정도 돈이 들어갈 것을 예상하고 미리 준비해 자금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러가지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시 전문가들은 진로의 주가전망은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이소용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진로는 MS안정화로 실적 안정성이 높다"며 "2011년부터는 하이트맥주와의 시너지효과 발생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또 "공모가 기준으로 국내 및 해외 동종업체에 비해 15% 할인돼 있어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이라고 전했다.
백운목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하이트맥주와의 시너지▲소주 소비량과 가격의 꾸준한 상승세▲안정적인 혐금 창출 가능▲세계 주류 시장에 진출할 잠재 능력 등을 진로의 투자포인트로 꼽았다.
이어 "진로의 공모가격 4만1000원보다 22%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5만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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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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