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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입양 한국계 르콩트 감독 "첫영화, 親父에게 보여주고 싶었다"(인터뷰)


[부산=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한국계 프랑스인 우니 르콩트 감독이 자신의 첫 영화 '여행자'를 들고 14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이창동 감독이 제작자로 나선 '여행자'는 지난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돼 호평받았고, 어린 나이에 프랑스로 입양된 자신의 자전적 경험을 담아 국내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우니 르콩트 감독은 12일 오후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국내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친아버지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언젠가 그분이 관객으로서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 '여행자'는 1975년 서울 인근을 배경으로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고아원에서 생활하다 외국인 부부에게 입양된 아홉 살 소녀의 내적·외적 경험을 그린 작품이다. 우니 르콩트 감독에 의하면 "이 영화가 자전적인 작품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나와 영화의 감정적인 관계가 그렇다는 것이지 이야기 자체가 자전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1975년부터 1년간 서울의 가톨릭계 보육원에서 지내다 아홉 살 때 프랑스 부모에게 입양된 우니 르콩트 감독은 대학에서 의상을 전공했으며 올리비에 아싸야스 감독 작품의 배우로 잠시 활동하는 한편 영화 의상을 담당하며 본격적으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파리에 있는 대학교에 다니며 친하게 된 임순례 감독의 추천으로 1991년 서명수 감독의 '서울 메트로폴리스'에 출연할 뻔했으나 제작 자체가 무산됐던 경험이 있다. 자신의 뿌리를 찾아 한국을 찾은 입양인 여성 역이었고 이로 인해 르콩트 감독은 서울을 다시 찾게 됐다.


아홉 살까지는 한국어를 쓰다 이후 프랑스어를 배우면서 모국어를 까맣게 잊어버리게 된 우니 르콩트 감독은 "국적이나 국가라는 것은 문화를 이뤄가는 하나의 추상적인 개념일 뿐"이라며 "한국어를 하지 못해 한국인들과 소통하지 못하지만 첫 영화를 한국에서 한국배우와 찍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이 영화를 통해 한국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고리를 만들었다는 점을 기쁘게 생각하고, 이 작품으로 다시 한국으로 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동적이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1991년 이후 한국에 올 기회가 잦아지면서 한국과 나의 관계를 강화시키려는 시도도 많이 했지만 과연 내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 중요한가 하는 회의도 많이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르콩트 감독은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란 과거 속에 존재하는 것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여행자'를 찍으며 생각 자체가 바뀌었다"며 "이제는 그러한 질문이 현재를 이뤄가는 하나의 과정에 대한 것이 됐다"고 말했다.


우니 르콩트 감독은 파리에서 만난 첫 번째 한국인 친구인 임순례 감독과 이번 영화제에서 다시 만나기도 했다. 그는 "임순례 감독은 내게 영화와 한국이라는 두 가지의 의미를 주는 친구"라며 "영화제에서 다시 만나 감독으로서 영화를 만드는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우니 르콩트 감독은 인터뷰를 마치며 다음 작품도 한국에서 작업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완성된 시나리오가 있냐는 질문에는 "비밀"이라는 단어로 우회적인 답을 내놓았다.


그는 "영화를 만드는 작업이란 스태프건 배우이건 열정을 공유하는 사람들과의 작업이고 그 사람들 안에 있는 재능과 인성을 발견하는 작업"이라며 한국 영화인들과의 다시 작업하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여행자'가 개봉하는 29일 서울 관객과 첫 만남을 가진 뒤 다음달 2일 프랑스로 돌아갈 때까지 르콩트 감독은 한국 영화인들과 영화에 대한 열정을 공유할 예정이다.




부산=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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