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없는 서민 잘못된 법률정보로 피해입게 놔둘 순 없죠"
294명 변호사 '네이버 지식 in 변호사 답변 서비스' 자원봉사
[아시아경제 이승국 기자] #1.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이웃 아주머니라 200만원을 빌려줬는데 5년이 지나서도 돈을 받지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던 어머니를 차마 보지 못한 딸 A양은 고민 끝에 '네이버 지식in 변호사 답변 서비스'에 도움을 요청했다.
몇 시간 후 한 변호사로부터 채무자로부터 차용증서를 받고, 만일 채무자가 차용증서 작성을 거부하면 대화 내용을 녹취해 증거를 확보한 후 민사소송을 제기하라는 해결책을 받았다.
#2. 평소 특허에 관심이 많던 B씨는 머릿속에 있는 '대박 아이템'만으로 특허출원이 가능하지 궁금해 네이버 지식in 변호사 답변 서비스 코너에 질문을 올렸다.
다음날 다시 같은 코너로 들어간 그는 도면 및 설계, 물품제작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원칙적으로 특허출원은 가능하지만, 특허출원시에는 서면(명세서)에 자신의 기술 내용을 표현해야 해 명세서에 적을 수 있는 정도로는 아이디어가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답변을 얻고 곧장 특허청으로 향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소속 회원들을 중심으로 네이버와 함께 지난 5월27일부터 운영하고 있는 '네이버 지식in 변호사 답변 서비스'가 네티즌으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받고 있다. 3개월여 만에 무려 1만 건의 벌률 질문을 받고 8000여건(답변율 79.3%)을 답했다.
답변 서비스팀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경환 변호사(법무법인 남앤남 소속)는 5일 "변호사 출신인 김상헌 NHN(주)사장의 제안으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며 "특히 돈이 없는 서민들이 인터넷상의 잘못된 법률정보로 인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법률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 서비스는 서울변회 소속 294명의 변호사가 돈을 전혀 받지 않고 업무시간을 내서 자원봉사하고 있어 더욱 의미가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운영되는 온라인 사이트가 있지만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 답변을 받을 수 있는 유료 서비스다.
현재 네이버 지식in 변호사 답변 서비스 코너를 찾은 네티즌 대부분은 변호사 수임비를 제공할 돈이 없는 사람이나, 소액사건 그리고 청소년들이다.
김 변호사는 "이들에게 쉽고 정확한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그 동안 높다고 느껴졌던 변호사들에 대한 문턱도 조금씩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 서비스는 ▲가사ㆍ이혼 ▲형사ㆍ형법 ▲지적재산권 ▲신용ㆍ파산 ▲부동산 분쟁 ▲상속ㆍ유언 ▲손해배상 ▲교통사고 ▲법령ㆍ판례정보 ▲계약 ▲건축 및 기타 행정 ▲소비자관련법ㆍ회사 ▲집행경매 ▲헌법재판 등 14개 분야(디렉토리)로 나눠져 운영되고 있다.
지난 5월27일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9월2일 자정 현재까지 모두 9998개의 질문이 올라왔고, 7929개의 질문에 대해 답변해 79.3%라는 높은 답변율을 기록했다. 이중 가사ㆍ이혼에 대한 질문이 1978건(19.8%)으로 가장 많았고, 신용ㆍ파산 1238건(12.4%), 형사ㆍ형법 1208건(12.1%), 지적재산권 1072건(10.8%) 등이 뒤를 이었다.
김 변호사는 "14개 분야중 해당분야 전문변호사들이 본인의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면서 틈틈이 답변을 하고 있다"면서 "젊은 청년변호사들이 상당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질문이 정확하지 않거나 개괄적일 때는 정확하지 않는 법률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질문은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며 "때문에 모호한 질문에 대해서는 여러 경우를 고려해 답변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슷한 질문들이 많기 때문에 질문을 올리기 전에 검색을 한 번 해보고 부족할 경우 추가질문을 하면 보다 많은 국민들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고 당부했다. 김 변호사는 "이 서비스로 지치고 고달픈 삶을 살고 있는 서민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됐으면 좋겠다"며 "언제든지 그리고 부담없이 질문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변회에서는 네이버 지식in 변호사 답변 서비스에 올라 온 질문과 답을 모아 질문과 답 형태의 '가이드북'을 만들어 변호사회관은 물론 동사무소 등에 배포할 계획이다.
<김경환 변호사 프로필>
▲1988년 순천고등학교 졸업
▲1996년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졸업
▲1998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원 졸업
▲2002년 18회 입법고시 최종합격
국회사무처 사무관
▲2005년 제46회 사법시험 최종합격
▲2006년 조지워싱턴대 국제거래법 과정 연수
▲2007년 사법연수원 수료
▲2008년 연세대학교 법무대학원 재학중(지적재산권 전공)
▲2008년~현재 남앤드남법률사무소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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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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