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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男과 그 女가 살아가는 법?

[아시아경제 김수희 기자] "우리 회사 신입사원 중 절반 이상이 여자 사원이야. 전에는 1~2명 찾기도 힘들었는데 말이야. 이러다가 남자들 자리는 아예 없어지는 것 아닌지 모르겠어"


최근 신입사원을 뽑고 난 후 직장 상사들이 수시로 나누는 얘기다. 한국에서는 골드미 스, 일본에서는 하나코상, 미국에서는 알파걸 등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폭넓어지면서 여성직장인을 둘러싼 신조어들이 다수 생겨났다.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안정된 지위를 가지고 자기를 위한 투자를 아낌없이 하는 여성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08년 한국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58.7% 로 집계됐다. 선진국에 비해서는 적은 비중이지만 과거와 비교할 때 '워킹우먼'은 급증한 상태. 더 이상 남성만이 돈을 벌어 와야 한다는 통념은 깨진 지 오래며 직장은 남성과 여성이 공존해야하는 공간이 돼 버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여성학에서는 양성 평등이라는 말이 나오고 남자와 여자의 위치 나 행동이 엇비슷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아직 까지 남성직장인과 여성직장인의 '생활사'는 많이 다른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술자리 , 퇴근시간, 상사와의 관계 설정 등 아직까지는 남녀 직장인의 대처법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1.그 남자가 사는 법
대기업 1년차인 김모 사원(30)은 회사에서 일명 '술상무'로 통한다. 첫 회식 때부터 동기들 중 가장 술을 잘 마시는 사원으로 알려지면서 상사로부터 술자리 호출을 자주 받곤 한다. 상사들은 회식자리에 그를 빼놓지 않고 부르고, 쉼 없이 술잔을 건넸다.
김 사원은 "2차든, 3차든 술자리가 다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상사분들 집에 가시는 것을 다 챙겨드리고 난 후 집에 간다"며 "일로선 여성 동기들보다 꼼꼼하진 않지만 술자리 챙기는 것만큼은 아직 남자 직장인들이 우위에 있는 상태"라고 자신한다.
지난해 증권사에 입사, 지점으로 발령을 받은 박모 사원(29)은 아침을 '지점문열기' 로 시작한다. 그는 매일같이 가장 먼저 출근해 문을 열고 지점의 굳은 일을 도맡아 한다. 지점장의 영업을 위한 술자리에도 필히 참석해, 보좌에 열과 성을 다하는 그다. 박 사 원은 "아무래도 남자로서 어필할 수 있는 일들을 먼저 찾아서 하곤 한다"며 "여성동 기들이 친절하고 상냥한 후배에 포인트를 맞춘다면 듬직한 사원이라는 이미지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그 여자가 사는 법
"여성의 자리가 많이 넓어졌다고요? 겉으로 보면 그렇죠. 그러나 정작 속내를 들여다 보면 여전히 여성이 직장생활을 제대로 해낼 수 없는 여건들이 많이 있습니다."
지난해 모 제약사에 입사한 이모 사원(27)의 이야기다. 이 사원은 높은 경쟁률을 뚫 고 이 회사에 들어온 이후 한 가지 사실을 알고 무척이나 놀랐다. 바로 출산휴가가 없다는 것. 즉 임신을 하면 자연히 회사를 그만둬야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 이 사 원은 "제가 무슨 힘이 있겠어요. 그냥 조용히 다니는 수밖에요. 일단 결혼은 하더라 고 아이 갖는 것을 좀 미루는 수밖에 없겠죠."라고 털어놨다.


A제조사에 올해 초 입사한 박모 사원(26)은 최근 들어 스트레스가 부쩍 늘었다. 공적 인 관심을 넘어 다소 사적인(?) 관심을 표하는 상사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일일이 응 대를 하기 싫은 경우도 많지만 상사와의 관계를 고려, 적당한 수준에서 대응하고 있 다는 박 사원은 말했다. 술자리에 참석하면 "우리 과장님이 제일 멋져요~ 우리 부장 님이 제일 멋져요"라는 추임새는 어느새 습관처럼 내뱉고 있다는 그다.


여성과 남성의 직장생활은 많은 부분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1045명을 대상으로 '퇴근시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에 따르면'정시퇴근'한다고 답한 남성 응답자(12.9%)는 여성(24.5%)의 절반 수준에 머물른 반면 여성의 50.8%는 ‘정시 이후~1시간 이내’로 다소 빠른 퇴근을 하고 있 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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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사내루머 대처와 관련해 여성직장인이 남성직장인보다 더 소극적인 대처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크루팅 업체 잡코리아가 국내외 기업에 재직 중인 남녀 직장인 1895명을 대상으로 ‘사내루머 대처법’에 관해 설문한 결과 '소문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린다'를 선택한 여성 직장인은 62.2%로 남성 직장인(49.6%)보다 12.6%P 더 많은 반면, ‘퍼트린 주범자를 찾아 공개사과 요구’ 및 ‘일일이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해명’을 선택한 남성 직장인(20.5%, 17.0%)은 여성 직장인(13.4%, 9.4%)에 비해 각각 7.1%P, 7.6%P 더 많았다.


대기업의 한 인사담당 임원은 "남녀 신입사원의 비중이 점점 비슷해져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남녀 사원들의 행동양식이 많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자신의 장점을 살려 꼭 필요한 인력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면서도 업무 처리에 있어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고 조언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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