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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신조어]답답한 상황에선 '렉신강림'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인터넷을 사용할 때 '답답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프로그램이 다음 단계로 진행이 잘 되지 않거나 인터넷에서 원하는 페이지가 늦게 뜨는 경우다. 고사양의 PC와 초고속인터넷 환경에 익숙한 사용자들은 이럴 때면 답답한 마음에 '렉걸렸다'는 말을 쓴다.


'렉(lag)'은 보통 컴퓨터 작업이 일시적으로 지연되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컴퓨터의 입력 장치 등이 일시적으로 응답이 없는 상황에서도 이 말이 쓰인다. 온라인 게임 등에서도 접속이 불안정해 화면이 멈춰있을 때 '렉'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렉'은 전문적인 용어로는 패킷이 컴퓨터에서 목적지로 전송된 뒤에 다시 돌아올 때까지 지연되는 시간을 의미한다.


온라인 세상에는 이 '렉'이라는 용어에서 파생된 다양한 신조어들이 넘쳐난다. '렉걸렸다'가 가장 많이 쓰이는 말이다. 컴퓨터 용어에서 시작된 이 말은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사용되고 있다. 버스나 지하철을 기다릴 때 시간이 지나도 차가 오지 않거나 줄이 너무 길어 탑승 시간이 오래 걸릴 때 '렉걸렸다'고 표현하는 식이다. 더욱이 대기 시간이 예상보다 길거나 작업이지연되고 있는 모든 상황에서 '렉걸렸다'는 한마디면 답답한 상황을 표현할 수 있다.


온라인 세상에서는 이 같은 '렉'이 심한 경우에는 이를 강조하기 위해 '초렉'이나 '개렉'이라는 신조어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게임 등 속도에 민감한 상황에서 자주 사용된다. 게임의 채팅 창이나 게시판 등에 "우리집 컴퓨터에서 온라인 게임을 하면 초렉이야"라고 쓰는 것. 역시 일상생활에서도 이 단어들이 쓰일 수 있다. "오늘 아침 출근 버스는 완전 초렉"이라고 표현하면 쉽지 않은 출근길과 교통상황을 한번에 표현할 수 있다.


'렉'과 관련한 더 재미있는 표현도 있다. 갑자기 '렉'이 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렉'을 신격화해 '렉신'이라고 표현하는 것. 한참 작업을 진행 중에 '렉'이 걸리면 "또 렉신이야"라고 말하면 된다. 이 단어에는 '렉'이 걸리면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사용자들의 답답한 심경이 반영돼 있다. 여기에서 더 발전해 '렉신강림'이라는 말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 등을 즐기다가 '렉'으로 인한 오류가 생길 때 "렉신강림으로 게임을 하기 힘들다"고 표현해 볼 수 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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