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장세에서 펀더멘털 장세로의 전환기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두 선수가 이어달리기를 하고 있다. 첫번째 선수의 이름은 '유동성'이다. 일부 팬들은 이 선수를 '턴어라운드 기대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첫번째 선수가 열심히 잘 달린 후 두번째 선수에게 바통을 넘겨주고 있다. 두번째 선수의 이름은 '펀더멘털'.
그런데 바통 전달이 어째 매끄럽지 못해 보인다. 팬들은 이러다가 바통을 떨어뜨리는 게 아닌지 불안하기만 하다.
로버트 슈워트 글렌메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현재 글로벌 증시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지금까지 주식시장이 유동성의 힘과 턴어라운드 기대감으로 인해 가파른 랠리를 펼쳐왔고, 이제 이것이 펀더멘털로 확인이 돼야 하는 시점이지만, 이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주말 미국에서 발표된 8월 내구재주문과 일부 주택지표 등은 예상과는 달리 부진한 모습을 면치 못했다. 턴어라운드 기대감으로 빠르게 달려왔는데 막상 예상만큼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회복(recovery)'이라는 단어 자체에 대한 의심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마켓워치의 한 칼럼니스트는 "많은 전문가들이 '회복'에 대해 경기침체 이후의 긍정적인 경기개선의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그들이 돌아갈 일자리가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의 경기는 3.9% 위축됐는데 올해는 더이상 위축되지 않고 있으니 전문가들은 '경기회복'이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많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경기회복이란 지난해 잃어버린 3.9%를 모두 회복하고 좀 더 얻어내는 것, 특히 그들이 돌아갈 일자리가 많이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지금의 경기 회복이란 일반인들에게는 진정한 의미의 경기회복이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경기가 위축돼있다고 판단하는 만큼 실제 경기 역시 회복 속도가 지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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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주식시장은 실제 경기 움직임만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는 반박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국내증시의 여건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외국인은 벌써 이틀째 매도세를 지속하고 있고, 코스피 지수는 안착한 줄로만 알았던 1700선을 쉽게 내주고 말았다.
높아져가는 펀드 환매 압력으로 인해 기관의 운신의 폭은 제한적인 상황에서 외국인마저 매도세를 지속한다면 지수가 기대할 곳은 그리 많지가 않다.
외국인의 매매 패턴에 따라 이리저리 투심이 흔들리는 개인과, 시장의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 매수세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매우 낮은 수준의 차익거래 잔고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베이시스가 개선된다 하더라도, 이것이 시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환율에 대한 부담감도 크다. 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대를 무너뜨린 것이 시장을 뒤흔들지는 못했지만, 지속되는 환율 하락은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감을 키울 수 있다. 엔ㆍ달러 환율이 90엔대를 무너뜨리면서 엔고에 따른 국내기업의 가격경쟁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기는 하지만, 엔고 현상이 달러약세에 따른 우려감을 어느 정도 상쇄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번 주 후반에는 짧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다. 추석연휴를 앞두고 미국 시장에서는 시장이 가장 기피하는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돼있다.
월가가 두려워하는 '9월' 한달을 무사히 넘겼지만 10월 초도 만만치 않은 지표 발표가 예정돼있는 만큼 보수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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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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