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일보 이상환 ]
이주여성, 전 지지고 송편 빚으니 어느새 한국 며느리
서툰 솜씨에 함박웃음, 차례 상차림 메모하는 눈빛 진지
$pos="C";$title="";$txt="추석을 앞둔 27일. 광주 북구 오치2동 주민자치센터에서 북구 새마을회원들과 이주여성들이 추석 차례상 차리는 법을 배우고 있다.김진수 기자 gomoosin@";$size="510,326,0";$no="2009092716590691344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추석 때 오늘 배운 송편을 맛있게 빚어서 가족들에게 사랑 받을래요. 이제 우리도 한국에서 송편 빚고 한복 입는 어엿한 한국 며느리랍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5일 앞둔 27일, 광주 북구 새마을부녀회는 결혼이주 여성을 대상으로 '추석 차례상 차리기 시연회'를 마련했다.
오후 2시가 되자 베트남, 필리핀, 중국에서 한국으로 갓 시집온 뒤 광주 북구에 가정을 꾸린 결혼이주 여성 20여명이 오치2동 주민자치센터 2층에 속속 모였다.
중국에서 남편을 만나 한국으로 온지 8개월 된 첸보(31ㆍ여)씨는 처음 만들어 본 송편이 터지자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만든 송편은 옆구리가 자꾸 터져요. 중국에서 만두 잘 만들었는데 어려워요"
"만두처럼 반죽을 얇게 빚으면 안되요. 이렇게 동그랗게 반죽을 펴고 그 안에 속을 넣으면 돼요"
이날 시연회에는 결혼이주 여성들에게 명절음식과 상차림을 가르쳐주기 위해 남도의례전통음식보전연구회 이은경(46ㆍ여) 회장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이날 송편은 물론 명태전, 갖은 나물, 돼지고기 편육 등을 손수 만들며 이주 여성들에게 한국 음식의 맛과 문화에 대해 친절히 설명했다.
또 이날 행사에는 올해 초 결혼이주 여성과 1대1 자매결연을 맺은 부녀회원 20여명도 참석해 음식을 함께 만들며 어려울 때 연락하라며 손수 휴대전화 번호를 찍어주기도 했다.
명절 음식의 고소한 냄새가 자치센터를 가득 메울 즈음, 결혼 이주여성들이 고운 한복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한국에 시집온지 6개월 된 라켈(25ㆍ여ㆍ필리핀)씨는 "한복을 입으니 임신 4개월이라 볼록해진 배가 하나도 티가 안난다"며 "남편에게 한복 몇 벌 사오라고 해야겠다"고 말해 한바탕 웃음이 쏟아졌다.
이어 차례상에 음식이 놓아지자 미리 준비해온 필기도구로 음식의 위치와 종류를 적느라 이주여성들은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날 행사를 준비한 북구 새마을부녀회 홍성순(61ㆍ여) 회장은 "결혼 이주여성들이 처음 맞는 명절 때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해 친척들 눈 밖에 나는 경우가 많다"며 "오늘 참석한 모든 이주여성들이 추석 때 한국 음식을 잘 만들고 차례 잘 지내서 이쁨 받는 한국 며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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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남일보 이상환 win@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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