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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값이 금값.. 외식도 못하겠네"

한우 산지 값 폭등…식당가 가격 인상 동참
박리다매 정육점형 식당 "어쩌나"

주말 가족들과 외식을 위해 모처럼 한우 전문 음식점을 찾은 정모(50)씨는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1인분에 27000원하던 한우 꽃등심이 며칠 사이 33000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정씨는 "한우 산지 값이 오르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음식점들도 가격을 올린 것은 몰랐다"면서 "당분간 한우 외식은 횟수를 줄여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 초부터 한우 산지 값이 꾸준히 오르면서 한우 식당들이 가격 인상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지금까지 가격을 올리지 않았던 식당들도 가격을 올리자는 분위기여서 서민들의 외식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축산물등급판정소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한우 최고등급(1++A등급)의 ㎏당 경매가격은 1만9920원이었으며, 1+B 등급 한우는 1만8950원이었다. 한우 산지 값은 올 초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와 지난해 동기대비 가격이 최대 10~20% 이상 올랐다.

이처럼 산지 가격이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자 고급 식당가가 몰려있는 상무지구 한우 전문점들은 일찌감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A음식점의 경우 올 7월말과 이달 초, 두 차례에 걸쳐 대부분의 메뉴 가격을 20% 이상 올랐다. B식당 역시 3주전 꽃등심과 안창살 등 메뉴 가격을 29000원(150g)에서 3만3000원으로 바꿔 달았다.


봉선동에 있는 대형 한우 전문점도 지난달 주요 메뉴를 10~20% 올렸다.


직접 한우를 키우고 있는 한 대형 한우 음식점 관계자는 "한우 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가격을 올리지 않고는 영업을 할 수 없는 지경"이라면서 "산지 생산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영세 식당의 경우 산지 가격 급등에 따라 부담이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우 음식점들의 가격 인상은 확산될 조짐이다.


아직까지 가격을 올리지 않은 유명 숯불갈비 전문점이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으며 영세규모 한우 전문점들도 하나 둘 가격을 올리고 있다.


한우 산지 값 급등은 정육점형 식당에도 불똥을 튀었다. 가격을 낮추는 대신 많이 팔아 수익을 남기는 정육점형 식당도 산지 값이 올 초보다 약 20% 이상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커졌다.


수완지구에서 정육점형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고급 식당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정육점형 식당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고객이 많아져도 산지 값 부담을 떨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육점형 식당의 경우 박리다매 방식으로 영업을 하기 때문에 가격을 올릴 경우 경영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면서 "식당들끼리도 눈치를 보고 있어 어느 한 곳이 가격을 올리면 가격 인상 현상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남일보 정문영 기자 vit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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