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7일 대표직을 사퇴함에 따라 대표직을 승계하는 정몽준 최고위원의 리더십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당권도전과 차기 대권도전에서 "기회가 오면 피하지 않겠다"고 강조해온 정 최고위원에겐 당내 비주류를 벗어날 수 있는 일대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무소속 5선 중진의원이지만 여의도의 비주류였던 정 최고위원은 200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새로운 정치인생을 모색했다.
이어 지난 총선에서 지역구를 서울 동작을로 옮기고 민주당의 대선후보였던 정동영 의원에 맞서 승리하면서 주류로서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양 계파의 뿌리내림이 고착화된 당내에서 기반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당 대표 입성은 차기 대권을 향한 최대 기회이지만, 그만큼 위험부담도 크다.
10월 재보선은 리더십의 첫 번째 바로미터다. 4월 재보선에 이어 10월 재보선도 한나라당이 완패 할 경우 정치적 내상을 입게 된다.
내년 초로 예상되는 조기 전당대회도 친이 친박 계파의 큰 불화 없이 마쳐야 한다는 심적 부담감도 있다.
차기 대권주자인 정 최고위원은 이런 위험 부담 속에서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많다.
당내 주류인 친이계에서 뚜렷한 대권 후보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치력을 평가받으면 잠재적 대권주자의 꼬리표를 떼고 전면에 부상할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정 최고위원의 집권 여당 대표로서의 행보는 정운찬 총리 내정자가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정 내정자는 총리 지명후 "대권에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지만, 여권내 지각 변동의 한 축이 되리라는 전망이 계속되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정운찬 내정자를 대선주자로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면서도 "정 내정자가 국무총리직을 잘 수행하고 대통령감이라고 평가받는다면 대권 경쟁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당내 대통령 후보는 여러명이 있어야 흥행도 되고 선거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도 지난 주 의원 연찬회에서 "대선 후보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냐"며 경쟁구도가 되는 것을 환영해 왔다.
하지만 당내 친박계가 행정부 수반과 당 대표에 정운찬-정몽준의 양정 체제가 되는 것에 견제의 시선을 보내는 것이 부담이다.
10월 재보선 결과에 따라 조기 전당대회론이 다시 불거질 수 있는 상황에서 정 최고위원이 당 대표로 얼마나 계파 화합을 이끌며 당내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뒤섞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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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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