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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前대통령서거]서울광장 추모식에 가보니...

20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추모 행렬이 서울광장에서 밤늦도록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간이 지날수록 추모객들의 모습도 각양각색으로 나뉘고 있다.


오전에 쏟아진 폭우와 정오부터 시작된 폭염을 막기 위해 마련된 천막 속 추모 행렬을 중심으로 광장 주변부에는 각자의 개성을 살린 애도 표현 방식이 눈길을 끌었다. 김 전 대통령 추모식의 풍경도 고인이 생전 열망했던 '자유'스러움이 그대로 묻어나온다.


묵념·헌화족=고인의 영면을 바라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짧게는 1시간 길게는 2시간 동안 기다리는 추모객들이다. 한 송이 국화꽃을 받아들고 엄숙한 분위기 속 서울광장에 마련된 김 전 대통령의 영전 앞에 머리를 숙이고 큰 절을 하는 정통파로 분류된다.


분향소 주최측이 마련한 물로 찌는 듯한 더위를 식혀보지만 더위와 기다림의 고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표정이다. 간혹 나이 지긋한 노인분들의 등장에 자리를 양보하기도 하고 유명인이 한 줄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호기심의 눈길로 바라본다. 무엇보다 어린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김 전 대통령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기특한 마음에 환한 웃음을 보이기도 한다.

장시간의 기다림 끝에 영전 앞 애도를 표한 직후에는 눈물 바다를 이루며 방명록에 서명을 할때 감정은 그 절정에 이르러 이름 석 자를 적는데 손 끝이 파르르 떨린다.



사진촬영족=영전이 마련된 정면 좌·우측에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추모객들이다. 카메라가 없는 추모객들은 휴대전화를 사용해 현장의 분위기를 간직하고자 안간힘을 쓴다. 종종 앞에선 키 큰 추모객들에게 뒤에서 고함을 지르며 카메라 각도를 확보하려는 시민들도 등장한다.


오랜 줄서기를 애초에 포기한 연인·가족들은 역사적 현장에 본인의 모습을 담고자 사진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서로 '사진 품앗이'하는 광경도 목격된다.



촛불족=오전에는 비, 오후에는 천막에 막혀 행렬 뒷 편 잔디밭에 자리잡아 고인에 대한 담소를 나누는 시민들도 있다. 기자석 주변에 배치된 신문과 종이박스 등을 돗자리 삼아 고인의 가는 길을 촛불로 밝히는 모습이다.


가까이 가서 들어보면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김 전 대통령의 생전의 업적에 대해 설명하는게 주를 이룬다. 밤 늦은 추모 열기에 지친 탓인지 엄마 무릎에 누워 일찍 잠을 청하는 자녀들도 눈에 띈다.




문화향유족=광장 방명록 천막 옆에 마련된 '포스트잇 추모 게시판'에 짧은 추모글을 남기는 시민, 광장 옆 인도에 붙여진 종이에 슬픔을 적어내려가는 시민, 고인의 대형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한 손에는 페인트, 다른 한 손에는 큰 붓을 쥐고 맨발로 캔버스를 딛고 서있는 만화가도 이번 추모식의 새로운 풍속도다.


헌화 후 방명록을 눈물로 써 내려간 추모객들에게는 다소 진정하며 발길을 돌릴 수 있게 막판 반전을 제공하는 문화 이벤트 성격이다.



무전취식족=한편 스피커에서 터져 나오는 추모곡과 모기떼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무전취식족은 주변 추모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고인의 넋을 기리기 위해 간만에 모인 동료들과 넥타이를 풀어 헤치고 소주 한잔을 기울이는 시민들도 있지만 주로 오전부터 지금껏 잔디밭에 누워 신선놀음을 하고 있는 시민들이 대부분이다.


오후 10시 현재 3일 간 누적 2만3000여명이 다녀간 서울광장의 추모 풍경은 이처럼 다양하다.


전직 대통령 역사상 최초로 6일 국장(國葬)으로 열리는 이번 추모식 기간 중 그 추모의 다양성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사진=이기범 기자 metro83@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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