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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시각] 마켓을 아는 것이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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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친구가 휴가 가기 직전 보유주식 처분 여부를 문의했다. 목표한 수익은 내고 있는데 휴가 기간 중 주가가 더 뜰 거 같으면 계속 보유하고, 주가가 빠질 거 같으면 처분하겠으니 증시 전망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7월 하순 2차 상승세가 시작될 무렵 금융주를 사서 단기 목표 수익률을 달성한 상태지만 증시가 좀처럼 하락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계속 보유하고 있던 상황인데 휴가라는 일정상 향후 열흘간 장을 전혀 보지 못하니 처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른 친구는 2년간 들고 있던 주식형 펀드가 이제서야 원금을 회복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물어왔다.
연초 -40%까지 손실폭이 확대돼 애간장을 태우다가 원금은 건지게 돼 기분이 좋아졌지만 증시가 더 뜰 경우 플러스 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맡은 직함이 자본시장부장이고 전세계의 숱한 시장을 보는 게 일이니 당연히 어느 정도 감이 있지 않겠냐는 생각에서 의논을 해오는 친구들이 있다.

개인적인 질문이고 확정적인 답변을 원하기 때문에 "주가가 계속 오를 것 같으니 들고 있는 게 좋겠다"라든가 "하락 위험이 있으니 파는 게 어떻겠나"는 식으로 말하기도 하지만 본인의 재테크 결정을 왜 남에게 묻는지 답답하다는 생각이 든다.


위의 친구가 봄에 -30%의 손실을 내고 있을 때도 펀드 환매 여부를 문의했던 적이 있었는데 '환매하는 게 좋겠다'는 내 말을 듣지 않고 현재까지 왔으니 이번에도 참고성에 불과할 답변을 또 원하는 건 자신감 또는 확신 부족이 아닐까 싶다.


당시 간접주식펀드를 들고 원금회복을 기다려봐야 본전치기에 불과할테니 펀드를 환매한 뒤 직접투자에 나서는 게 어떠냐는 권고를 한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손실을 확정하는 손절매도를 결행하는 것이 일반 개인에게는 말처럼 쉬운 게 아니고, 장이 상당히 좋을테니 레버리지를 크게 일으켜 직접투자에 나서라는 얘기 또한 위험천만한 투기 권유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직장을 그만두고 독립할 생각인 한 친구는 어떤 것을 하는 게 좋을 지 고심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에 가입해 가게를 여는 것을 알아보고 있다고 해서 본사와 계약을 하면서 상가를 물색하고 권리금을 주고 인테리어를 하고 장사를 시작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숱한 과정이 모두 뜻대로 잘 풀릴 가능성이 얼마냐는 질문을 해봤다.


본사가 망하거나 바뀐 건물주가 신축을 결정해 권리금 보상도 못 받고 잘 나가는 가게를 접어야 하는 경우를 몇 번 본 나는 장사가 위험한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뜻밖에도 이 친구는 주식거래가 가장 위험하고 자신 없는 것이라고 했다.


장사는 해본 적도 없고 주식거래도 용돈벌기 이외에 본격적으로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장사보다 주식이 어렵다는 생각은 어떻게 형성된 것일까.


일정 자금을 투입해서 사전에 정한 규칙에 맞게 거래를 하면 큰 손해없이 생활할 수 있는 게 재테크의 대표주자격인 주식거래인데 경험이 전무한 장사에 전재산과 다름없는 돈을 투입하는 것보다 위험하다고 하니 의아할 뿐이다.


국내 주식시장 뿐만 아니라 전세계 주요 증시까지 포괄하고, 외환 채권 상품 등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을 재테크 대상으로 삼으면서 기회를 엿본다면 필요로 하는 생활비를 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 시간도 충분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게 내 지론이다.


마켓을 알면 힘이 된다는 점을 확신한다면 제대로 준비를 하게 마련이며, 정년 후 죽을 때까지 수십년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답도 내려질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


펀드에 가입해 소위 말하는 전문가 손에 내 돈을 맡겨봐야 득이 되지 않는다. 자신이 공부하고 결정하고 베팅하는 것에 익숙해진다면 그 자체로 완벽한 독립 인생이 가능해질 수 있다.


장사할 생각이면 마켓을 공부하는 게 낫다. 잘 안되는 장사보다는 시장에서 거래하는 게 백번 나은 일이다.

홍재문 자본시장부장 jmoo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홍재문 기자 j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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