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여건 개선신호 잇따라
일부 기업의 실적 악화, 기대치를 밑돈 소비자신뢰지수 등 악재가 다수 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2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혼조마감됐다.
높아진 가격 부담까지 감안할 경우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우지수는 한때 1% 넘게 하락했지만 9000선에서의 지지를 바탕으로 낙폭 대부분을 만회하며 거래를 마쳤다.
아발론 파트너스의 피터 카딜로 수석 투자전략가는 "증시가 밀릴수록 투자자들이 주식 매수에 나서는 것은 강세장의 시작부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라며 "이는 증시가 추가 상승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신호"라고 설명했다.
하방경직성이 여전히 유효해 보이는 이유는 금융시장 개선 신호가 속출하고 있다는 것. 이날 달러 인덱스는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달러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이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의 퇴조를 뜻한다. 주식시장에는 호재다.
은행이 대출 확대를 꺼리는 정도를 보여주는 리보-오버나이트 인덱스 스왑(OIS) 스프레드는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으로 30bp 아래로 떨어졌다. 리먼브러더스 파산후 리보-OIS 스프레드는 364bp까지 치솟았었다.
3개월물 달러 리보 금리는 이틀 연속 0.5%를 밑돌았다. 전날 3개월물 달러 리보 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0.5% 아래로 떨어졌었다. 달러 리보 금리는 리먼브러더스가 붕괴되면서 지난해 10월10일 4.82%까지 치솟았었다.
글로벌 경기 회복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달러 리보 금리가 과도하게 사상최저까지 떨어진 것은 일견 거품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게 만든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거래에서의 기준이 되는 달러 리보 금리의 하락이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춰 현금 흐름을 좋게 해준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최근 인수합병(M&A) 소식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는 점은 이를 증명해준다. IBM은 통계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미국 SPSS를 12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IBM의 주가는 0.3% 하락했지만 SPSS는 40.92% 폭등했다.
지난주에는 아마존닷컴이 온라인 신발업체 자포스를 약 8억5000만달러에, 제약업체 브리스톨 마이어스가 생명공학업체 메다렉스를 약 21억달러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메르츠 방크의 크리스토프 리거 채권 투자전략 담당 공동 대표는 "금융시장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시스템적 리스크는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아울러 "리보 금리가 한동안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NG 그룹의 윌슨 친 채권 투자전략가도 리보 금리가 0.5% 이하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심리가 계속 버텨준다면 뉴욕 증시는 결국 추가 상승으로 가닥을 잡을수 밖에 없다. 다만 속도가 느려지면서 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이틀 연속 상승하며 8거래일 만에 25포인트 위로 올라왔다. S&P500 지수는 막판 상승 흐름을 탔지만 시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7거래일 만에 음봉을 형성하며 거래를 마친 것.
투자심리가 버텨낼 때까지 추가 상승을 위한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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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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