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지친 것일까. 올 상반기 코스닥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녹색성장 테마주가 한달째 약세다.
춘추전국시대로 불릴만큼 각종 테마가 난무하던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유망한 정책수혜주로 지목되며 급등 행진을 벌인 자전거, LED, 원자력, 2차전지 등 친환경 테마주의 주가가 최근 한달 사이 최대 절반 가까이 떨어지는 등 상승동력을 잃는 모습이다. 실적 대비 시장에서 주가가 과하다는 의심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친환경차원에서 정부가 적극적인 육성 의지를 밝히며 탄력을 받아온 자전거주는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난 상태다. 올 3월 5500원에서 지난달 15일 3만7400원까지 급등한 삼천리자전거는 25일 현재 1만9200원을 기록, 반토막 가까이 났다. 참좋은레져도 저점을 찍었던 올3월 4300원으로 시작, 지난달 15일 2만1150원까지 올랐다 9000원선으로 밀린 상태다.
에너지 분야 차세대 먹거리로 지목되며 활약해온 LED대장주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서울반도체는 4월 13일 3만6650원까지 치솟은 이후 이날 현재 20.46% 가까이 떨어졌으며 대진디엠피도 4월9일 1만3800원으로 최고가를 돌파한 이후 현재 29% 하락한 9880원을 기록, 1만원대 밑으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고 있다. 우리이티아이는 8000원선에 등락, 고점(2만200원) 대비 60% 수직 낙하했다.
에너지 효율화로 친환경 정책의 집중 지원 사격이 예상됐던 2차전지 수혜주와 원자력주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5월말 기준 작년말 대비 280% 급등했던 파워로직스는 이번달 들어 횡보걸음을 이어가고 있고, 같은 기간 137% 수직상승한 넥스콘테크도 6월달 들어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을 보이고 있다. 원자력 대표주인 LS산전과 하이록코리아도 이번달 들어 각각 25%, 15%씩 떨어졌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러한 녹색테마주의 조정움직임에 대해 너무 앞서나간 주가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 보면 주가가 급등한 부담이 있기 때문에 주가가 과대팽창한 중소형 상장사들을 중심으로 조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정책 지원에 대한 기대감보다 주가가 너무 과하게 앞서나간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기업이익이 현실화되는 시점에 대해 고민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녹색성장 테마가 장기적으로 시장의 활력을 줄 수 있는 요소라는 데는 변함이 없다는 판단이다. 김 팀장은 "큰 경제위기가 발생하고 난 뒤에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등잘할 수 밖에 없다"며 "녹색테마가 장기적 상승 트렌드임에는 분명하기 때문에 2차 그린 붐이 다시 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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