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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증권사 5월 실적 줄줄이 '미끄럼'

채권 금리 변동성 커 운영 실적 저조..평가액도 급감
현대·대우證 등 영업이익 대폭 감소


국내 증권사들이 부진한 5월 실적을 속속 내놓고 있다.

지난해 금융위기 속에서도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 호조를 이끌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채권이 되레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움직임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이 보유한 채권에 대한 평가 손익이 큰 변동성을 보이는 데다 채권 선물 변동성이 커지면서 운용 실적 자체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5월 영업이익이 385억원으로 전월 대비 3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931억4300만원으로 27%, 당기순이익은 394억9900만원으로 35% 줄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위탁 영업과 상품 운용 부문에서는 양호한 실적이 이어졌으나 이익 폭이 축소돼 전월 대비 35% 감소했다"며 "상품 운용은 주식 및 파생상품 부문에서 수익이 발생했으나 채권에서 수익 폭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날엔 대우증권이 5월 영업이익이 391억5200만원으로 전월 대비 53.8%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3998억5000만원으로 52.2%, 당기순이익은 402억5000만원으로 53.4% 줄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5월에는 기본적으로 거래일 수가 전월 대비 줄어 거래 대금이 함께 감소했고 브로커리지 수익이 소폭 줄었다"며 "채권 금리가 올라 보유 평가액이 감소한 부분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지난 4월에는 거래 대금이 크게 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급증한 데다 IB 부문 수익도 더해졌고 금리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해 채권 운용에서 수익이 많이 났지만 5월에는 3박자가 모두 맞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 최근 분석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들이 보유한 단기 매매 증권 중 채권 비중은 우리투자증권이 9조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추산됐다. 이어 삼성증권(7조원) 대우증권(6조2000억원) 현대증권(6조원) 한국투자증권(5조5000억원) 동양종금증권(5조2000억원) 등 순으로 나타났다.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금리 급등세가 지속되면서 증권사의 채권 평가손이 발생하고 있다"며 "회사별 듀레이션 갭과 국고채 비중 등에 따라 실적 민감도의 편차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증권사별로 국고채와 회사채를 얼마나 들고 있는지는 매일 변동되기 때문에 파악이 어렵지만 금리가 오르면 국고채보다 회사채가 상대적으로 스프레드 확대에 따른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국고채 비중이 큰 증권사가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별로 채권 운용에 따른 실적 차별화가 점차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증권사들은 갑작스러운 금리 변동에 현실적으로 효과적인 대응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5월 한 달 동안 단기적으로 금리가 오르고 채권 선물 변동성이 커지면서 채권 부문의 운용 실적이 저조했던 게 사실"이라며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할 경우엔 듀레이션으로 헤지가 어려운 부문이 있어 증권사 수익 변동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 인상 가능성에 채권 금리가 요동을 치면서 운용에 어려움이 있다"며 "한국은행의 포지션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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