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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 기대치를 낮추는 게 노하우

그리 큰 수익 날 수 없는 주식시장...기대감이 크면 실망감도 큰 법

기업체에서 연간 경영목표를 세울 때가 되면 각 팀별로 그야말로 전쟁이 시작된다.
서로 목표치를 낮게 잡기 위해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다. 직급도 중요하지 않을 때가 있다. 무조건 경영목표를 낮게 잡는 것이 우선인 셈이다.

직장인들이 경영목표를 낮게 잡기 위해 혈안이 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목표치가 낮아야 실제 성과를 낼 때 좀 더 수월하다는 것. 즉 목표치가 낮으면 어느 정도의 성과만 나와도 목표를 달성했다는 성취감과 타인의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목표를 지나치게 크게 갖고 시작하면,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배의 노력이 필요한데다, 똑같은 성과를 내 놓아도 오히려 열심히 안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꿈은 크게 잡는게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실제 달성해야 하는 목표는 되도록 낮추는 게 직장인의 노하우인 셈이다.

주식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목표로 할 지 궁금하다. 주식시장이라는 곳 자체가 리스크가 큰 만큼 목표 수익률도 꽤나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금은 목표 수익률을 낮게 잡고 가는게 안전해보인다. 매수 기회를 놓치면 어쩌냐는 아쉬움은 잠시 접어두고 실제로 내가 낼 수 있는 수익률이 얼마나 될지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각 증권사가 내놓은 하반기 코스피 예상치를 보면 낙관적인 증권사는 1700선까지 보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1600선대로 예상을 했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1400선. 지수가 1600선까지 치솟는다고 가정하면 수익률은 15%도 채 안된다. 3월 이후 매달 15%의 상승세를 보여왔던 주식시장을 감안할 때 하반기 15%의 수익률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지만, 여기에 만족할 수 있는 투자자라면 매수를 고려해봐도 좋다. 하지만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목표치를 더 낮추거나 아니면 더 좋은 투자기회를 기다리는 것이 유리하다.



주식시장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오를 수 있는 여건은 조성돼있다.
외국인이 현물 시장에서 이틀째 매도를 지속했다 하더라도 대외환경이나 과거 경험을 돌이켜볼 때 좀 더 매수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대부분의 증권사의 의견이다.
여기에 매수차익잔고가 바닥권을 다지고 있으니 극심한 백워데이션(베이시스가 마이너스인 상황)만 완화된다면 프로그램 매수세가 적극 유입될 수 있는 시점이다.
수급의 힘으로 주가가 올라설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스권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모멘텀이 나타나도 모자랄 판인데, 현 상황에서는 과거의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는 모습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새벽 뉴욕시장에서도 예외는 없었다. 5월 설비가동률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는 등 산업생산은 오히려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강하게 확산됐다.

또 대형 소매업체인 베스트바이의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소비자들의 체감경기가 여전히 위축돼있음을 반영, 경기 회복이 그리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도 조성됐다.
여기에 모건스탠리나 골드만삭스 등이 잇따라 주가 조정 전망을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는 더욱 커졌고, 이에 따라 일명 공포지수라 불리는 VIX도 9.5% 급등하면서 4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수급적으로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라 하더라도 실제 증시를 둘러싼 환경은 좋지 않다. 주가가 수급의 힘으로 올라선다 하더라도 그 폭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기대하기 어려운 현 주식시장에서 무리하게 욕심을 낼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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