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어떤 정서적 코드를 공유하고 있을까?
청와대는 14일 이 대통령의 미국 순방을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과 한국'이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어머니의 존재는 오바마 대통령과 이 대통령의 교감코드"라고 평가했다.
청와대 측은 "강인한 모성은 미래 국가정상이 될 두 떡잎을 키운 거름이었다"며 "둘은 똑같이 가난했고 쉽지 않은 세월을 거쳐왔으나 어머니를 버팀목삼아 성장했다"고 밝혔다 .
실제 오바마 대통령은 자서전 서문에서 "어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친절하고 너그러운 분이셨다. 나의 장점들은 모두 어머니에게서 받은 것"이라고 술회했고 이 대통령 역시 저서 '신화는 없다'에서 '나의 스승은 가난과 어머니였다"고 밝힌 바 있다 .
이동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이같은 인생행로의 교집합을 잘 알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이 대통령에게 좀 더 친근한 감정을 느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실제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을 이해하는 방식은 한국계 정책참모 몇 명을 거느리고 있다는 차원이 아니라 포괄적이고 구체적이다.
불고기와 김치, 태권도를 화제 삼는 수준을 넘어 취임 이후 정책 연설 속에서 한국의 산업, 교육을 거론했다. 이는 백악관에 입성하고서야 비로소 한반도를 주목하기 시작하는 역대 미국 대통령과 확연히 차별되는 대목이다.
외교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하와이와 인도네시아에서 성장한 비주류로서의 삶은 역설적으로 동북아의 작은 나라를 정서적으로 이해하는 밑바탕이 되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대변인은 이와 관련, "만 20년의 나이차가 나는 한미 두 정상은 지금까지 딱 한 번 만나고, 3번 전화통화를 한 사이"라면서 "그러나 16일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릴 양국 정상회담은 오랜 지기(知己)의 만남처럼 격의 없는 풍경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취임 6개월이 채 안된 오바마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가장 많이 언급한 나라 중 하나가 한국일 정도로 관심이 높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4일 이집트 카이로 대학 연설에서 "한국과 일본같은 국가들은 독특한 문화를 유지하면서도 엄청난 경제성장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4월 국립과학원 연설에서는 교육개혁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세기에 우리가 이뤄야 할 도전은 학교교실에서 학생들이 더 많은 시간 공부하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우리도 바로 여기 미국에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기초학력 저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낙제방지법(NCLB) 개혁을 주요 교육공약으로 삼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가 한국의 뜨거운 교육열을 본받자는 취지에서 한 말"이라고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대선후보 시절, 자동차 수출입의 불균형 문제를 언급한 바 있고 지난 3월 의회 합동연설에서는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신형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으나 이들 자동차에는 한국산 배터리가 들어간다"고 말했다.
청와대 측은 이와 관련, "무서운 속도로 따라오고 있는 한국 자동차 산업을 적절히 경계하면서 동시에 자국 산업에 긴장감을 주기 위한 발언으로 이해된다"고 풀이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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