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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연예계' 이끄는 2대축 '코믹' VS '악역'


[아시아경제신문 황용희 연예패트롤] 2009년 상반기 대한민국 대중문화계는 '실물경기 침체'라는 사회적인 이슈와 함께 했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야 대중문화도 즐기고, 또 그것을 통해 새로운 희망도 가질수 있는 것. '불황' '경제난'등으로 대변되는 실물경기 침체는 '코믹'이란 긍정적인 흥행코드를 만들어 냈는가하면 '악인'이란 부정적인 흥행코드도 만들어냈다.

코드는 사회적인 상징이다. 따라서 사회적인 코드로 연예계를 되짚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듯. 대중문화를 통해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고, 삶의 타산지석으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코믹코드'를 보자.
올해 초 영화계의 이슈는 영화 '과속스캔들'의 흥행이었다. 평범한 영화로만 알았던 이 영화는 2008년 말을 지나 2009년 초에 이르러서도 흥행 열기가 계속됐다. 영화 관계자들 조차 예상치 못했던 '과속스캔들'의 '과속질주'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바로 '코믹코드' 때문이었다.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웃음'이다. 이같은 현상은 영화 '7급공무원'으로도 이어졌다. '웃음코드'를 밑바탕에 깐 '7급공무원' 역시 5일 현재 4백만 동원을 향해 쾌속 질주중이다. 또 '생활유머'가 돋보이는 '김씨표류기'와 '거북이 달린다'도 흥행이 예상된다.

공연계에도 '웃음코드'는 통했다. 지난달 열린 개그 듀오 '컬투'의 '크리스마스쇼'는 연일 대박을 만들어내며 하루 평균 1000여명을 동원했다. 이 공연 역시 '웃음'을 전면에 배치한 것.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경기가 안좋다 보니 관객들이 편안한 웃음과 재미를 주는 공연을 선호하는 것 같다"며 흥행 이유를 진단했다.

TV 방송도 마찬가지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1박2일' '패밀리가 떴다' 등 시청자들에게 편안한 웃음을 주는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고 있고, 드라마에서도 '웃음 코드'를 전면에 배치한 '내조의 여왕' '시티홀' 등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큰 화제를 일으켰던 '내조의 여왕'은 '취업 문제'와 '직장 문제' 등을 코믹하게 터치함으로써 재미와 교훈을 함께한 드라마로 자리 매김했다. 요즘은 김선아 차승원이라는 코믹배우를 앞세운 '시티홀'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고, 황정민의 순수한 웃음을 전면에 내세운 '그저 바라보다가'도 잔잔한 인기를 끌어모으고 있다.


'악인 코드' 역시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는 요즘시대에 떠오르는 '흥행코드'다. 지난해 연예계에 들불처럼 번졌던 '나쁜남자 콤플렉스'의 맥을 잇는 현상인 것.

실제로 요즘 인기드라마에는 너나할 것 없이 '악역'이 등장한다. '내조의 여왕'의 바통을 이어받은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에는 미실역의 고현정이 섬득할 정도의 악역연기를 펼치며 시청률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고, 경쟁드라마인 SBS '자명고'에는 이미숙이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으로 포진하고 있다. 평소 쿨하고 털털한 캐릭터의 고현정과 당당하고 거칠것없는 이미숙의 대변신이기에 더욱 관심을 끌었다.

주말드라마중 최고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SBS '찬란한 유산'에는 김미숙이 있다. 또 아침드라마 '장화 홍련'에는 김세아가 '얄미운 악녀'로 등장, 시청자들의 미움을 듬뿍샀다. 영화에서는 '인사동 스캔들'의 엄정화가 섬뜩할 정도의 '악녀'로 변신,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처럼 '악역'들이 득세하는 이유는 뭘까? 뭔가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시대적인 상황 때문이다.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밋밋한 것보다는 시고, 맵고, 짠 '원초적인 것'들이 인기를 모은다. 또 불안한 경제상황과 맞물리면서 긴장감과 카타르시스를 함께 느낄 수 있는 것. 따라서 '악역'은 어려운 시대를 관통하는 최고의 '흥행카드'인 셈이다.

'막장드라마'라는 신조어를 남기며 최고의 시청률을 올렸던 '아내의 유혹'이 인기를 끌었을 때, 우리 경제도 최악을 기록했던 것은 좋은 예다.

불황의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웃음이 득세하면서도 동시에 긴장과 스릴을 즐기는 '악역' 이 득세하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다. 불황의 파고가 높으면 높을수록 사람들의 심리도 종잡을수 없이 출렁댄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인 것이다.

황용희 기자 hee21@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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