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만에 재허용된 공매도 부활 이후 어떤 업종과 종목에 공매도 거래량이 몰렸을까.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공매도 부활 첫날인 지난 1일 기준 코스피에 대한 전체 공매도 금액 875억원 중 767억원이 코스피 50종목에서 발생했다. 업종별로는 운수장비가 440억원(5.14%)을 기록했고 KRX조선과 KRX자동차가 각각 239억원(5.54%), 215억원(3.97%) 순으로 나타났다.
전일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으로는 S-Oil이 단연 꼽혔다. 지난 1일 S-Oil의 공매도 거래량은 20만주를 기록, 전일 거래량의 46.6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조선대장주인 현대중공업(12.37%)과 운수업종 대표주인 현대모비스(11.37%)도 공매도 비중이 높았다. 이밖에도 대성산업(10.92%), 대우차판매(10.66%), GS건설(9.93%), 오리온(6.85%), 두산인프라코어(6.79%), 동부하이텍(6.29%)도 타 종목 대비 공매도 비중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기아차(5.72%), 코오롱(5.71%), 금호타이어(5.31%), 현대산업(5.08%)도 전일 거래량 대비 공매도 비중이 5% 이상이었다.
에쓰오일과 기아차, GS건설은 예상과 달리 공매도 물량이 급격히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모비스는 당초 '공매도 유의종목'으로 꼽히지 않았던 터라 증권가도 당혹스런 모습이다. 대차잔고 증가 등 공매도와 연계할 수 있는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으나 재개일인 지난 1일 집중적인 공매도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반면 하이닉스의 경우 대차잔고 증가 상위종목에 오르며 대규모 공매도가 우려됐지만 지난 1일 공매도 비중은 0.15%에 그쳤다.
공매도 이틀째에도 자동차, 조선 등 운수장비 업종에 공매도가 집중됐다. 특히 시행 첫날에는 공매도가 몰리지 않았던 삼성전자 우량주(거래대금 대비 11.36%)와 LG전자 우량주(5.63%)는 새롭게 공매도 거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현대모비스의 경우 지난 이틀간 공매도가 252억이 나오면서 이날 현재 주가가 10% 가까이 하락해 공매도 허용 이후의 최대 피해주로 떠올랐다.
여타 공매도가 집중된 종목들이 가격 측면에서는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날 오전 9시 5분 현재 S-Oil이 0.51% 내린 것을 비롯, 동부하이텍, 대우차판매, GS건설은 공매도 재개일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중공업도 1일에만 0.93% 내리며 장을 마감했으나 이날까지 오름세를 지속 중이다.
이호상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공매도 집중 종목 중 주식선물에 상장돼 있는 현대중공업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주식에 대한 매수(롱), 매도(숏)포지션을 동시에 취해 수익을 내는 에쿼티 롱숏(equity long-short) 전략이나 사업구조가 유사한 두개의 종목을 짝을 지어 서로 반대의 투자를 하는 짝매매(Pairs Trading)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공매도란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미리 판 다음 판매가격보다 싼 값에 되사서 차익을 챙기는 매매 기법이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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