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은 환율요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17일 LG경제연구원은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 단저장고(短低長高)’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소비자물가가 지난 4월에도 3.6%로 한국은행 목표치를 상회, 다른 주요국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인 것은 결국 환율요인 때문”이라며 “환율상승요인이 지난 4분기 이후 소비자물가를 2%포인트 상승시켰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이를 분석하기 위해 통화량과 유통속도를 함께 고려할 수 있는 산출갭(실질GDP와 잠재GDP의 차이), 상품가격, 환율 등 비용 측 요인을 이용한 단기행태방정식을 이용했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까지 수요 및 비용 요인이 물가상승요인으로 작용한 반면 4분기 이후에는 환율을 제외한 모든 요인이 물가하락요인으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실질GDP는 전분기대비 0.1% 성장했으나 여전히 침체 이전 수준보다 낮으며 잠재GDP에도 훨씬 못 미친다. 올해 1~4월 국제유가 역시 전년동기대비 56% 하락했다.
반면 4분기 이후 급등한 환율이 최근 하향 안정화되고 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높은 수준이어서 물가하락요인을 상쇄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원은 “그동안 물가상승률 하락 속도를 더디게 만든 원화가치가 향후 평가절상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당분간 국제유가 급등과 같은 특별한 비용 충격이 없는 한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요인들도 물가상승요인으로 작용하기 힘들기 때문에 향후 1~2년 내 인플레이션 확산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연구원은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관리를 위해 중앙은행이 경기 회복 시점을 정확히 판단해 과잉 유동성을 훕수하고, 최근 통화학장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환수수단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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