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속결정 당연...구조조정안 포함시 파업 불사"
법원 실사 결과 쌍용차 청산보다는 존속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는 가운데 최악의 경우 청산을 각오하고 있던 쌍용차 구성원들은 한 숨을 돌리는 양상이다. 그러나 기업 회생을 위해서 인력 구조조정을 필수 요소로 꼽고 있어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노조의 행보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전망이다.
6일 법원이 공개한 삼일회계법인의 실사결과에 따르면 법원은 법정관리중인 쌍용차가 청산되는 것 보다는 존속되는 것이 가치가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르면 쌍용차가 유지될 경우 미래 수익을 따진 '계속기업가치'는 1조3276억원으로 '청산가치'인 9386억원에 비해 3890억원이 높다.
그러나 쌍용차 노조는 법원의 결정을 '독이 든 사과'에 비유하며 투쟁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법원이 존속의 조건으로 C200 개발 관련 시중 은행의 자금 지원, 강도 높은 인력 구조조정 등 사측이 추진하고 있는 회생안과 큰 차이가 없는 내용들을 아울러 공개했기 때문이다.
쌍용차노조 한 관계자는 "기업 회생 가능성이 높게 나온 것은 당연한 결과이기 때문에 더 할 말이 없다"며 "그러나 회생방안의 일환으로 공개된 부분이 노동자들에게 결국 고통을 전가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법원의 결정을 '구조조정의 빌미' 정도로 폄하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향후 노조의 투쟁 방침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쌍용차는 기업이 법정관리에 돌입하면서 최대 2646명의 인력을 구조조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기업 회생안을 법원 및 유관기관에 제출한 바 있다. 사측은 이와 관련해 오는 8일 법원에 구조조정 신청서를 낼 예정이다.
인력 구조조정에 극렬 반발해 온 쌍용차 노조는 사측의 방침이 발표됨에 따라 즉각 쟁대위를 구성, 투쟁 방침을 천명했다. 노조는 7일 오후 평택공장에서 전국 사업장의 조합원들이 모인 가운데 쟁의 결의대회를 갖고 사측이 결국 인력 구조조정안을 제출할 경우 파업에 돌입, 점차 파업 수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쌍용차 사측은 존속 가능성 높다는 발표에 대해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8일로 예정된 구조조정안 제출 계획에 변함이 없다"며 "노조와의 교섭도 현재로서는 계획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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