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가 유상증자를 통해 8190억원의 자금을 확보함에 따라 자금난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관건이던 재무 리스크가 해소되자, 하이닉스가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2위 D램업체로 '굳히기'에 들어가는 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D램 및 낸드플래시의 시황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어 하이닉스가 안팎으로 겹호재를 맞고 있다.
◆ 8190억원 유증 승인.. 재무 리스크 '해결'= 하이닉스반도체(대표 김종갑)는 23일 공시를 통해 일반공모 증자 방식으로 819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신부 발행가액은 1만1700원이다. 청약은 다음달 13일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이번 유상증자로 하이닉스는 8190억원의 운영자금을 조달하게 됐다. 추가 유동성 지원에 따른 1조30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과 만기 연장 등을 감안하면 3조원 이상의 유동성이 개선, 그 동안 발목을 잡았던 재무 리스크가 완벽히 해소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1조원 가량의 유동성에 유상증자로 확보된 자금으로 재무적 불황식성이 완전히 해소됐다"며 "신규 자금은 각종 경비와 보완 투자, R&D 투자 등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쓰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분기별로 미스매치의 위험이 있었는데, 이번 유동성 지원으로 자금에 여유가 생기게 됐다"고 평했다.
◆ 하이닉스, 세계 2위 D램업체 '굳히기' 돌입= 이번 유상증자로 재무 리스크를 해소한 하이닉스가 세계 2위 D램업체로 '굳히기'에 돌입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규 자금을 확보함에 따라 캐팩스 관련 투자와 R&D 관련 투자를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게 돼 일본, 대만 업체들에 한발 앞선 '기술적 리더십' 한층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서 연구원은 "하이닉스가 자금난을 계속 겪게 됐다면 4개 업체가 D램업계를 과점화 하는 상황에서 자칫 경쟁력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이번 유동성 지원 결정으로 엘피다, 마이크론 등에 비해 우수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시 격차를 벌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3분기에 40나노급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하이닉스는 50나노급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엘피다와 마이크론 등에 비해 기술력에서 한발 앞서 있다. 특히 최근 일본정부의 상계관세 철폐로 인해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시장의 수출장벽이 모두 해소된 상태다.
◆ D램· 낸드, 바닥 찍고 '업턴'.. 안팎으로 '겹호재'= 최근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시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등 '긍정적' 외부 요인도 하이닉스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반도체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주력제품인 1Gb DDR2의 4월 하반기 고정거래가는 0.94달러로 2월 상반기 이후 2개월여 만에 상승했다. 낸드 역시 주력 제품인 16Gb MLC 제품의 고정거래가가 지난해 12월 상반기 1.65달러로 바닥을 찍은 뒤 상승세를 후 지속하면서 지난 7일 3.50달러로 두배 가까이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겠지만, D램과 낸드 모두 바닥은 찍었고 2분기에는 본격적인 상승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윤종성 기자 jsy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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