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잘 아시는 대로 어제 오전 북한이 기어이
로켓을 발사했습니다.
온 세계가 경제 위기 극복에 여념이 없는 이 때에,
모든 나라가 만류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발사했습니다.
국제 사회의 실망은 매우 큽니다.
저는 지난 주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북한 로켓 발사 문제 때문에
일정을 서둘러 마무리하고 돌아왔습니다.
떠나기 전에도 안보회의를 열었고
오자마자 잇따라 안보관계 회의를 열어서
우리의 안보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가 묻지도 않았습니다만,
북한의 의중을 꿰뚫고 있었습니다.
“북한은 미국과 직접 대화를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한미간의 오랜 동맹 관계에 틈을 만들 수 없습니다”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면서 로켓을 발사하면 유엔과 협력하여
안보리 결의안 위반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결연한 의지를 밝혔습니다.
자국의 영토 위로 로켓이 날아가는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조차도 “끝까지 설득하겠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발사 이후 각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말씀도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제가 당부를 드리기 전에
이미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정부를 믿고 침착하게 대응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나무를 심고 있을 때,
북한은 로켓을 발사했습니다.
저는 참으로 실망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세계가 모두 말리는 데도
기어이 세계안보와 지역안보를 위협하는
북한당국의 무모한 행동은
어떤 명분도 결코 가질 수가 없습니다.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단호하고도 의연하게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정부를 믿고
미래를 위해 나무 한 그루를 심는 심정으로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이번 런던 G-20 2차 회의는
참으로 역사적인 성과를 거둔 회의였습니다.
종전의 세계 위기 때와는 달리
이번에 선진국과 신흥국이 함께 모여
합의를 이룬 것은
역사상 처음있는 일입니다.
저는 G-20 정상들이
함께한 약속과 합의를 지킨다면
경제가 생각보다 빨리 회복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번 회의에서는
각국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합의가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가 같은 목소리를 냄으로써
인류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고도 각국의 의견이 나뉘어져
도저히 합의가 힘들 때
저는 다시 이렇게 요구했습니다.
일자리를 잃고 고통받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비록 가난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이 자리에 참석한 지도자들의 책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희망을 주어야지,
작은 조항을 따지다가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인류의 고통은 더 길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공동성명의 조항 하나하나,
단어 하나하나까지 열띤 토론을 거친 끝에
세계와 미래를 위한
역사적인 행동 계획을 합의하였습니다.
여러 가지 의견을 모으는 과정에서
각국 정상들의 표정이 좀 굳어져 있기도 했지만
1차 회의보다도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합의를 이뤄냈습니다.
합의에 이르렀을 때는
자연스럽게 박수가 나올 정도로
회의 결과에 모두가 만족스러워 했습니다.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잘 아시는 대로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에서
영국 브라질과 함께 공동의장단으로 활동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 특사를 파견하여
사전에 정상들이 논의해야 할 의제를 정하고,
각국 간의 견해차를 조정하는
중심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우리나라는 1차 워싱턴 정상회의에서
보호무역 중단 조치를 주장해서 관철시킨 바 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그동안 취해진 모든 보호무역 조치를
조속한 시일 내에 원상회복할 것을 주장하여
이를 공동성명에 반영시켰고,
결국 G-20 회의의 대표적인 성과로 부각시켰습니다.
또한 저는 상대적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서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래서 IMF, 세계은행 등에
1조 1천억 달러의 재원을 확보하여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의 경기부양,
무역금융, 인프라 구축 등을 지원하는,
기대 이상의 합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미국 중국 일본 영국 호주 등
각국 정상들과 개별회담도 가졌습니다.
특히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양국간 오랜 동맹관계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이를 미래지향적으로 강화,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과는 두 번 통화한 바 있었습니다만, 만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오랜 친구처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한미 FTA에 대해서도
양국에 같이 도움이 되고,
특히 동맹관계를 강화하는데 필요하다는 인식을
확인했고,
오바마 대통령도 이 FTA를 진전시키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밝혔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제사회에서 우리 대한민국의 위상이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이번 회의를 통해서 저는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국가들도
우리의 경험과 성취에 주목하면서
진지하게 의견 듣기를 원하고 있었습니다.
세계가 우리의 경제 위기 대응 정책과
일자리 나누기에 많은 주목을 하였습니다.
잡 세어링이란 말이
새로운 용어로 쓰이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국제무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또한 그러한 사실을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금융정상회의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다시 한 번 저는
제 마음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할 수 있다!”
그렇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안보 위협 속에서도
반드시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그렇게 할 것입니다.
국민여러분, 감사합니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