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 조정에 속아 넘어가는 4월의 바보가 되지 말자
4월1일 만우절이다.
만우절의 기원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있지만 가장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설은 16세기 프랑스에서부터 시작됐다는 이야기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율리우스력에 의해 신년의 첫날을 3월25일로 정하고 4월1일까지 춘분제 행사를 열어 행사 마지막 날에는 선물을 교환하는 풍습이 있었다.
하지만 1564년 샤를 9세가 신년을 1월1일로 고쳤지만, 이를 알지 못한 국민들은 4월1일이 여전히 춘분제 행사의 마지막날로 착각하고 선물을 교환하며 잔치를 열기도 했는데 이들을 가리켜 '4월의 바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 만우절(April Fool's Day)의 시초가 됐다는 것이다.
그 이후 4월1일은 친한 상대방을 놀리거나 가벼운 장난을 치는 것이 통용됐으며,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만우절의 장난'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일이 됐다.
만우절을 맞이한 이날 주식시장도 가벼운 장난 혹은 눈속임이 있을 수 있을 법 하다. 지난 새벽 뉴욕증시에서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뉴욕증시는 지난 새벽 윈도드레싱 효과로 인해 1% 안팎의 상승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다시 7600선을 회복해냈고, 3월에만 6.5%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게 됐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의아한 점이 눈에 들어온다.
이날 발표된 지표에서는 경기회복에 대한 시그널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미국 20개 대도시의 주택가격 동향을 나타내는 1월 S&P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8.97% 하락했다. 25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한 가운데 사상 최대 하락률을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3월 소비자신뢰지수도 26을 기록해 월가의 예상치를 밑돌았고 역대 최저 수준이었던 2월의 25.3에서 별반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윈도드레싱 효과가 지표의 악재를 눌렀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국내 주식시장은 이미 전날 윈도드레싱 효과를 톡톡히 본 만큼 호재보다는 지표의 악재를 반영할 확률이 더 높아졌다.
여기에 전날 국내 주식시장이 장 마감시 상승폭을 크게 줄였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당시 상승폭을 줄이게 된 원인으로 일본증시의 하락 및 일본의 부진한 주택지표 발표가 꼽혔는데 일본증시와 국내증시의 상관관계는 사실 그리 높지 않다.
결국 이틀간의 조정에 만족하지 않고 있던 찰나에 일본에서 악재가 터지니 이를 빌미삼아 차익실현에 나섰다고도 볼 수 있다.
미국의 지표 악재 역시 우리 주식시장에서 차익실현의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다만 이날 주식시장이 되밀리더라도 이를 매수 기회로 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전날 일본의 악재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큰 호재가 우리 경제의 회복 기대감을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경기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한국은행의 BSI가 전반적으로 호전되는 모습을 보였고,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 역시 15개월 만에 반등했다.
재고지수와 출하지수의 증감률을 이용해 경기국면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재고출하 순환도 호전국면에 가까워지고 있다.
경기저점에 다다랐다는 시그널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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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은 경기를 선행한다는 점에서, 또 경기저점 시그널은 유동성 랠리의 트리거가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하다.
주식시장의 만우절 장난(일시적 조정)에 속아 넘어가는(보유주식을 팔아 치우는) 4월의 바보가 되지는 말자.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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