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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망가져버린 공교육의 대안, 사교육이 될 수 있을까?
가수 신해철이 공교육에 대한 비판과 사교육에 대한 견해를 별개로 피력하며, 격렬한 논쟁에 불을 지폈다. '공교육은 엉망이지만 사교육은 괜찮다' 식의 논리라서 입시제도라는 큰 틀 안에서 공-사교육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사람들과 대립각을 세운 셈이 됐다.
#공교육이 망가지긴 했지
신해철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간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입시학원 광고 논란과 관련해 장문의 해명글을 게시했다. 글의 요지는 "나는 사교육에 반대한 적 없다", "광고 문구가 평소 내 지론과 똑같아 광고를 찍게 됐다", "공교육이 우수한 학생은 감당 못하고, 떨어지는 학생은 배려 못하니, 가려운 부분은 사교육이라도 동원해서 긁어주고 공교육은 자취를 감춘 인성 교육과 사회화의 서비스를 강화하는게 현재의 차선책"이라는 것.
즉 누구에게나 0교시 수업과 자율학습을 강요하는 공교육은 '청소년을 노예로 만드는' 것이지만, 본인이 공부를 하고 싶어서 선택한 사교육은 비판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공교육이 얼마나 많은 폐해를 안고 있는지 자신의 경험담을 곁들여 설명했다. '중1때 미적분 직전까지 갔던 나와 더하기 빼기도 못하던 학생이 똑같이 2학년에 진학했다', '수학이 암기과목도 아닌데, 공식 안외운다고 때리는 수업 방식이라 수학에 흥미를 잃었다', '영어 시험을 거의 만점 받아도, 부정사를 한국말로 설명 못해서 맞았다' 등이다.
이는 비슷한 환경의 공교육에 염증을 느낀 사람이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그렇게 모든 학생들을 한 '우리'에 가둬놓고(그는 학교를 가축 축사에 비유한 바 있다) 똑같은 방식을 강요하느니, '맞춤식' 교육을 하는 학원에 보내는 게 더 낫다는 게 설득력이 없진 않다. 그는 "이 광고의 슬로건 '자신에게 맞는 학습 목표와 방법의 추구'가 탐났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소 과격하긴 해도 그의 주장이 '광고 출연에 대한 어설픈 변명' 수준보다는 훨씬 더 고집있는 '지론'을 담고 있긴 하다. 그리고 공교육을 비판한다고 해서, 사교육까지 비판할 필요가 없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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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학원은 천편일률 아닌가?
그러나 이같은 메시지를 전달한 '캐리어'와 관련해서는 다소의 자가당착이 보인다. 그는 공교육에 대한 비판과 함께 교육열이 '너무' 높은 부모들에 대해서도 독설을 퍼부어왔다. "아이가 잘 자란 것만으로 감사해야지, 공부까지 잘하길 바라서는 안 된다"는 것. 그는 이번 글에서도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엘리트 교육을 목표로 하는 사교육에 부정적이지 않으나, 자신의 자녀가 '영재'일거라고 믿는 부모의 욕심들은 견제해야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런 그가 교육열 높은 부모들을 타깃으로 하는 입시학원 광고에 등장했다는 점은 앞뒤가 안 맞는 셈이다. 사교육 시장에 있어 청소년들의 의사결정권이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학부모의 지갑을 열게 만들기 위한 광고에 모델로 나왔다는 점 자체가 신해철이 그토록 싫어하는 '일방적이고 똑같은 교육방식'에 힘을 싣는 아이러니 아니냐는 것이다.
학생들이 전부 자의에 의해, 정말 좋은 대학에 가고 싶은 열망이 순전히 개인적인 차원에서 가득해 '자기맞춤형' 학원 광고에 관심을 가진다는 전제를 갖고 있는 것이라면, 이는 너무 '순진한'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물론 신해철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캐리어'의 특성과 메시지 자체는 별개라며 미리 선을 그어놨다. 일례로 그는 자신과 불화관계에 있는 미디어와 인터뷰도 하고 DJ를 맡기도 한다고 말했다. '캐리어'의 특성과 메시지의 특성이 모순되는 것이 과연 괜찮은 것인지는 의견이 분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팬들을 가장 충격에 빠뜨렸던 '특목고 합격' 문구에 대해서는 자신도 예측하지 못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맞춤형'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손동작을 찍겠다고 하고서는 지면에는 내 손 안에 합격자 숫자를 주욱 늘어 놓았다. 덕분에 내 표정은 합격자 숫자에 경악하는 꼴이 됐다. 다음에 CF를 찍을 일이 생긴다면 계약서에 광고 최종본을 검열하겠다고 써넣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해철은 지난달 10일 중앙일간지 광고면에 실린 대형 입시학원 광고에 모델로 등장해 논란의 중심에 서왔다. 평소 천편일률적인 국내 교육환경을 신랄하게 비판해온 그가 '특목고 980명 합격'을 강조하는 플래카드를 펼치고 있는 광고였다.
이혜린 기자 rin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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