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닥 상장업체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포기 사례가 급증하는 양상이다.
경기위축으로 코스닥 상장업체 임직원들의 이직이 잦아진데다 주가 급락으로 스톡옵션 행사 가격이 현 주가 보다 낮아지면서 스톡옵션 행사 의미가 퇴색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중소기업에 불고 있는 구조조정 바람은 임직원의 퇴사를 부추겨 스톡옵션 포기 급증의 또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스톡옵션 부여 취소 공시를 낸 코스닥 업체는 이큐스팜, 디지털대성, 휴맥스, 아바코 등 49개사다. 반면 같은 기간 스톡옵션을 행사했다고 공시한 기업은 피에스케이 등 14곳에 불과했다.
바른손은 24일 최재원 전(前) 이사의 퇴사에 따라 보통주 45만6000주에 대한 주식매수선택권이 취소됐다고 공시했고 휴맥스는 이에앞서 18일 임직원 22명의 퇴사에 의해 2004년부터 2006년부터 부여받은 스톡옵션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스톡옵션 취소 공시 당시 휴맥스의 종가는 1만2300원이 었는데 스톡옵션 행사가격 보다 훨씬 낮아 임직원이 퇴사 전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것이 유리했기 때문.
스톡옵션은 부여될 때 행사가격을 정해 일정 시점이 지난 이후 행사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상장사 임직원이 퇴사하지는 않았지만 주가 급락 등 환경적 요소를 감안해 스톡옵션을 자진철수 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달 초 JH코오스는 애드 리(Ed Lee) 대표이사가 보통주 150만주에 대한 주식매수선택권을 자진반납 했다고 밝혔다. 당시 배정된 신주매수선택권 행사가액은 1400원이었는데 현재 주가는 200원을 조금 웃돌아 향후 주가가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 스톡옵션 포기가 당연하다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말이다. 인크루트의 강명수 전무와 박성묵 상무가 스톡옵션을 자진 반납했고 에스인포텍의 김국만 이사도 자진 취소한다고 밝혔다.
코스닥에 상장돼 있는 중소기업들의 몸집 줄이기가 급물살을 타면서 스톡옵션 취소 사례는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종의 A사는 지난해 3월까지 71명이던 직원이 하반기 들어 33명으로 대폭 줄었다. 이 기업에서 자진취소 및 임의퇴사에 의해 스톡옵션을 취소한 사람은 1월 말 기준 25명에 달한다.
한 코스닥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불황으로 코스닥 업체들의 일부 사업이 아예 폐쇄되거나 축소되는 경향이 많다"며 "직원들이 줄줄이 회사 문을 나가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스톡옵션 취소사례는 더욱 늘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업체간 활발한 인수ㆍ합병(M&A) 또는 경영권 분쟁으로 스톡옵션이 부여된 임원들을 먼저 정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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