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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발(發) '멀티터치 쓰나미' 삼성·LG를 덮치나?

애플, '멀티터치' 특허권 제기할 태세...국내 휴대폰 제조사로 불똥 튈지 우려


휴대폰 업계에 '터치' 바람이 몰아치면서 업체간 기술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멀티터치'가 국제적 특허 분쟁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멀티터치 특허를 보유한 미국 애플사가 경쟁사를 겨냥해 특허 침해를 경고하고 나서면서 촉발된 이번 논란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으로까지 비화될지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과 팜(Palm)사간 멀티터치 논쟁이 미국 이동통신 업계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애플은 지난 해 멀티터치 기술을 탑재한 '3G 아이폰'을 출시했으며, 팜은 올초 개최된 '소비자가전쇼(CES) 2009'에서 역시 같은 멀티터치 기술을 적용한 '팜프리(Palm Pre)'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지난 1월21일 애플 팀쿡 최고업무책임자(COO)는 컨퍼런스콜에서 "우리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 (팜프리와) 공정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팜프리가 아이폰과 같은 멀티터치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팀 쿡의 이날 '지적재산권' 발언은 특허 침해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앞서 애플은 구글이 모바일 플랫폼 '안드로이드'에 멀티터치를 추가하려는 계획도 특허를 빌미로 좌절시킨 바 있다.
 
애플이 스스로 '원조'임을 강조하는 멀티터치는 화면을 두 손가락으로 오므리거나 벌리면 사진이 축소되거나 확대되는 기술을 뜻한다. 시장조사기관 ABI리서치에 따르면, 터치폰 시장 규모는 지난 해 1억대 이상, 오는 2012년에는 5억대 이상으로 급성장할 전망이어서 멀티터치 기술의 사용처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애플은 지난 1월20일 멀티터치 기술이 포괄적으로 담긴 특허(특허번호 7479949)를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획득했다. 동시에 한국을 비롯해 다수의 국가를 지정해 PCT(특허협력조약) 출원도 신청했다.

이에 따라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도 애플발(發) 멀티터치 특허 분쟁에 휘말릴 수 있는 개연성이 커졌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LG전자는 지난 11월 출시한 '프라다폰 II'에 멀티터치 기술을 탑재한 데 이어 같은 기술이 적용된 아레나(LG-KM900ㆍ사진)를 이번 MWC에 출품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애플의 멀티터치와는 다른 기술로 현재 특허 출원을 한 상태"라면서 "멀티터치와 관련해 우려할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애플 아이폰에 적용된 특허 기술이 아닌 다른 방식의 멀티터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독자적인 기술임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지적재산권이 워낙 복잡한 사안이어서 애플이 국내 업체들을 대상으로 문제제기를 한다면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애플은 이와 관련, 국내 기업들의 멀티터치 기술이 특허 침해라고 간주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현재로서는 할 말이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애플의 특허권 주장에 대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글로벌 크라운 캐피털(Global Crown Capital)의 페레즈 페르난데스 애널리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애플 이전에 이미 델라웨어대학에서 멀티터치 기술을 특허 등록했다"며 애플을 꼬집었다.

두창국제특허법률사무소의 진훈태 대표는 "IT 분야에서는 동일한 목적을 위한 기술이라 하더라도 구현 방법에 따라 상당한 기술적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구성요소를 면밀히 분석하기 전에 국내 기업의 특허 침해여부를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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